미국의 신용등급 전망 강등 소식으로 19일 국내 금융시장이 일부 출렁거렸다. 증시는 오전보다 낙폭을 줄였지만 하락세로 마감했고 환율은 소폭 상승(원화가치는 소폭 하락)했다. 위험자산 기피 심리 확산에 따른 외국인의 이탈 우려가 제기된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을 빌미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일부 빠져나갈 경우 주가지수는 단기적으로 하락 압력을,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면 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 등에 따라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재연될 경우 미국의 유동성 확대를 배경으로 한국 등 신흥시장으로 몰린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금융시장 영향은 단기적이며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중장기 재정수지 개선방안을 둘러싼 미 행정부와 공화당 간 갈등에 경고를 던진 것으로 실제 등급 하향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긴축으로 돌아설 경우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박 연구위원은 "세계 1,2위 경제권인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긴축에 나설 경우 소비가 위축돼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