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18일(미국 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6월 인도분은 전거래일보다 6.9달러(0.5%) 오른 온스당 1492.9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장중 한때 온스당 1498.6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금값 쑥

이날 금값 상승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것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날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오바마 미국 정부와 의회가 막대한 재정적자와 부채 문제에 대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이 2년 이내에 강등될 가능성은 3분의 1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재정위기 및 중동지역의 정정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부추겼다.

최근 포르투갈에 이어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리비아의 최대 격전지인 미스라타에서 카다피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사상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카다피군과 반군의 격전으로 지난 6주간 1000명이 숨지고 3000명이 부상당했다는 소식도 퍼졌다.

선성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과 중동 이슈뿐 아니라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되며 안전자산 선호 추세가 더욱 강해졌다"며 "최근 대부분의 이슈가 금값을 상승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금값 온스당 2000달러 이상까지 오를 것"

금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함에 따라 온스당 2000달러 이상까지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카넌드럼 캐피탈의 브라이언 켈리 애널리스트는 경제전문 방송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금값 상승이슈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중국인의 금 수요가 크게 늘어나 온스당 2000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의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낮아 중국인들이 은행에 예금한 돈을 금에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선 애널리스트는 "현재 금값의 꼭대기를 예상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경제가 크게 개선됐다는 등 금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이슈가 나오면 금값이 하락할 것"이라면서 "다만 이때 또 투자자금이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 금을 향할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금값 하락 요인은 '차익실현'

선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현재 금값을 내릴 수 있는 요인은 '차익실현' 매물이다. 금값 급등에 대한 부담심리가 커지고 최고점에 도달했다는 전망이 나오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값 상승세를 꺾을 수 있는 다른 요인은 글로벌 유동성이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나 선진국의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정상화시키면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어 투자자금이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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