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車 성적표 '하늘과 땅'…5G 그랜저ㆍ골프 블루모션 단연 '두각'
올 들어 신차 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업체뿐 아니라 해외 메이커들도 공격적으로 신차를 쏟아내고 있다. 신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어떤 모델을 고를까'라며 몇 번이나 망설일 정도로 신차들의 유혹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신차가 나왔다고 해서 모두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올 1분기 신차 성적표를 보면 우열을 가릴 수 있다.

◆1분기 어떤 신차 나왔나

올 1분기에는 풀체인지(완전변경) 및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20여종이 쏟아졌다. 국산차는 지난 1월 현대자동차의 5세대 신형 그랜저HG가 포문을 연 뒤 기아자동차 신형 모닝이 나왔고,2월엔 GM대우에서 사명을 바꾼 한국GM이 올란도,아베오,카마로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쌍용자동차는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아 코란도C를 야심차게 내놨다. 코란도C는 2008년 2월 체어맨W가 나온 지 3년 만의 신차다.

수입차 업계는 독일 폭스바겐이 가장 공격적으로 출시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월 고연비 차종인 골프 1.6 TDI 블루모션을 시작으로 CC 2.0 블루모션과 골프 1.4 TSI를 순차적으로 내놨다. 작년 수입차 판매 1위 업체인 BMW코리아는 미니 컨트리맨과 X3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 인피니티는 기존 G37보다 체급이 낮은 엔트리급 G25를 선보였고 미국 크라이슬러는 지프 브랜드의 대표 모델인 컴패스와 랭글러 상품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볼보는 C30 D4 디젤 및 신형 S60을,푸조는 3008의 부분변경 모델을 각각 내놨다.

◆신형 그랜저,골프 블루모션 '베스트셀링'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신차 판매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올 1~3월 판매량 집계를 보면 국산차는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모닝이 두각을 나타냈다. 그랜저는 1분기에만 2만8342대를 팔아 전체 신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올해 8만대 판매가 목표이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판매 목표 초과 달성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신형 모닝은 고유가 바람을 타고 기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경차 모닝은 1분기에만 2만5467대를 팔았다. 경쟁차 쉐보레 스파크가 같은 기간 1만3334대 판매된 것과 대조적이다. 쌍용차 코란도C도 3월에만 2073대가 고객에게 인도됐다. 한국GM은 3월 올란도를 1526대를 판 반면,소형차 아베오는 2월과 3월 두 달간 254대 판매에 그쳤다.

수입차의 경우 신차 판매에서 폭스바겐이 가장 많았다. 모델별 순위는 골프 블루모션이 403대로 판매 1위에 올랐다. 이 차는 나오자마자 초도 물량 300대가 매진됐고 이후 회사 측이 추가 물량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폭스바겐 CC 블루모션은 212대 팔렸다. 이 중 3월에만 175대 팔려 앞으로 판매 상승이 기대되는 모델이다. 엔진 다운사이징 모델인 골프 1.4 TSI는 2월 출시 이후 309대가 팔렸다.

렉서스의 새로운 하이브리드카 CT200h는 두 달간 362대를 팔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어 인피니티 G25 세단이 302대로 따라붙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정통 4륜구동 지프 차량인 뉴 랭글러 루비콘이 157대 팔렸다. 이 가운데 3월에만 루비콘 144대가 팔려 랭글러 역대 최다 월 판매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출시된 미니 컨트리맨은 총 167대 팔렸고 BMW 신형 X3는 2월 출시 이후 128대가 팔렸다. 이 밖에 볼보 C30 D4는 3월 42대 팔렸고 신형 S60은 T5가 28대,D5는 23대로 총 51대 판매됐다. 푸조 뉴3008은 3월에만 73대 팔렸다.

◆벨로스터 · 카마로 공식 판매량 없어

출시 직후 우등생 성적표를 받은 차종이 있는가 하면 아직 판매량이 없는 모델도 있다. 현대차의 3도어 스포츠세단 벨로스터는 출시 이전부터 사전 계약을 받았으나 지난 3월까지 단 1대도 고객에게 인도되지 않았다. 벨로스터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의 노조 파업 여파로 생산 차질을 빚은 탓이다. 우여곡절 끝에 벨로스터는 지난 4일부터 생산을 재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사이 고객들의 불만을 샀고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 현대차는 올 연말까지 1만8000대를 팔겠다고 밝혔으나 현재로선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GM이 미국 GM본사에서 수입 · 판매하는 카마로 역시 1분기 고객에게 인도된 차는 단 한 대도 없었다. 이 차는 지난 2월 신차 발표에 이어 사전 계약은 3월부터 진행됐다. 영업 일선에 따르면 카마로는 4월 중순까지 60여대가 계약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GM 관계자는 "출시를 위한 인증 승인 작업은 모두 마쳤으나 한국 사양에 적용하는 부분들이 조금 지연된 게 이유"라며 "이달 중 계약자들에게 카마로를 인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