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PF 처리 배드뱅크 설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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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한 민간 배드뱅크(Bad Bank) 설립이 추진된다.
금융감독원은 18일 PF 부실채권을 사는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PF 대출 규모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일정금액을 출자,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설립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권혁세 금감원장은 이날 5개 금융지주사 회장들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부동산 PF 부실 채권 처리에 특화된배드뱅크를 설립할 계획이니 은행들이 적극 참여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자산관리공사(캠코)와 민간배드뱅크인 유암코가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을 사들이고 있지만 심각한 PF 채권 부실화를 감안하면 새로운 배드뱅크가 설립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PF 부실채권 규모를 감안하면 배드뱅크의 출자규모는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기존의 PF 사업장에 지급보증을 선 시공사들도 자사 주식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을 출자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설립이 추진되는 PF 배드뱅크는 PF 채권의 부실 정도를 판단해 할인된 가격에 매입, 사업성 등에 대한 평가를 거쳐 시행사나 시공사를 교체한 뒤 정상화시키는 등의 절차를 밟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체 금융권의 PF 부실채권 규모는 9조7천414억원으로 전년(3조4천39억원)에 비해 약 3배로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말 PF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5.1%와 9.2%로 전년의 10.6%와 5.7%에서 대폭 늘어났고, 은행도 연체율이 1.67%에서 4.25%로 부실화가 심각한 상태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PF배드뱅크가 설립되면 이날 모인 5개 금융지주사를 비롯한 시중 은행들이 중심이 돼 출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과 은행들은 배드뱅크 출자규모와 참여 금융기관 등의 구체적인 시 안에 대해 실무협의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권의 PF 채권 회수로 인한 건설사 부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늦어도 2분기 내에 배드뱅크 설립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올해 경기 부진이 심화하면 부실채권이 더 늘어나 캠코와 유암코만으로는 정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새로운 배드뱅크가 설립되면 채권 매각도 은행들이 원하는 적정한 가격 수준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