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소형 매장과 온라인쇼핑몰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비용절감의 필요성이 커진 데다 소비자들의 값싼 온라인 쇼핑몰 이용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대응이다.

AP통신은 14일 "베스트바이가 면적이 1858~5388㎡인 '초대형매장(big-box)'을 줄이고 대신 최대 800여개의 소형 모바일기기 전문매장을 오픈하는 방향으로 대대적인 매장 구조조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미 최대 가전유통 업체 베스트바이는 미국에서 1100여개의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3~5년 사이에 총 매장면적을 10% 이상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향후 3~5년간 매년 7000만~8000만달러의 간접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베스트바이는 또 온라인 사업 매출을 연간 2억달러에서 3~5년 내 두 배 이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진출이 늦으면서 아마존닷컴으로부터 시장을 잠식당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브라이언 던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투자자 모임에서 "인터넷 사업이 최선의 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은 여전히 베스트바이 사업의 초석"이라며 새로운 가전제품을 팔 땐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이 유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베스트바이가 지난 2월 스마트폰 판매 전용 소형 매장을 150여개 만들 것이라 발표했던 건 이런 던 CEO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외신의 설명이다. 베스트바이는 지난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미국 내 매출이 줄었고,2분기에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월마트도 최근 미국 내 매출 확대를 위해 '소형' 점포에 승부를 걸었다. 빌 시몬 월마트 미국대표는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소비자 콘퍼런스에 참석해 2분기에 기존 '슈퍼스토어' 매장의 10분의 1 크기인 '월마트 익스프레스'를 첫 오픈한 후 향후 3년간 다양한 브랜드의 소규모 점포를 수백개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 중인 온라인 주문서비스(픽 업 투데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6월까지 약 3600개의 점포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픽 업 투데이'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후 당일 근처 월마트에서 주문한 제품을 가져갈 수 있는 서비스다. 월마트는 지난해 4분기에 순이익이 27% 증가했지만 미국 내 매출은 7분기 연속 감소했다. 이 때문에 월마트는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시장에서 판매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