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신규 원전을 건설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세계 각국에서 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14일 막심 베르하겐 네덜란드 경제장관이 헤이그 의회 관계자들에게 "조만간 네덜란드 내 두 번째 원전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베르하겐 장관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경제성장과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수 전제여서 원전 추가 건설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의 원전 안전 논란을 의식,"신규 원전 건설은 원전의 안전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각계의 주장과 결코 배치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연합(EU)에서도 역내 143개 원전이 자발적으로 안전성 스트레스테스트를 받기로 하는 등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네덜란드에선 신규 원전 건설 반대 여론이 51%로 찬성보다 약간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지 않을 경우 전체 전력 사용량 중 수입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비율이 현재 36.2%에서 2030년 55.2%까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최소 160만㎿ 규모 신규 원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여기에 1973년 스헬더 강가에 세워진 네덜란드 유일 원전인 보르젤레원전의 연장 가동이 불확실해진 점도 신규 원전 건설을 결정한 배경이 됐다. 네덜란드 정부는 2006년에 가동 시기를 2033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 연장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