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증시에 자금 유입이 빨라지고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채권투자 기관인 핌코는 미국 국채를 다 판 것도 모자라 공매도까지 하고 있다. 오는 6월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끝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더 이상 국채를 사주지 않으면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미국 정부가 출구전략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주식을 좇는 유동성은 여전히 충분할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가 지진피해 이후 57조엔(6500억달러)을 풀 것으로 예상되는 게 판단의 근거다.

유동성 이외에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도 있다. 미국에서는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이 회복되는 것을 보고 더욱 확신을 갖는 분위기다. 여기에 중국 인민은행이 "높은 물가 수준을 어느 정도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발언을 한 게 기대감을 더했다.

그러나 기업실적은 머지 않아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실적 개선에는 각국 정부가 큰 역할을 했다. 일하지도 않았는데 개인들에게 돈을 주고 금리를 낮췄으며,기업이 법인세를 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하지만 정부 재정이 악화돼 이제 거꾸로 인플레이션 부담을 기업에 전가시키려 할 것이다. 기업 실적 개선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스마트머니의 증시 이탈 계기가 되는 셈이다.

이럴 때는 믿을 만한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 자동차가 눈에 들어온다. 일본 회사들은 한국 업체보다 소심하게 투자해 추격을 당했기 때문에 해외 생산 거점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는데,완공과 동시에 품질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에 지진피해까지 겹쳤다. 리먼사태 이후 자국 부품사들이 무너져 일본 업체에 의존해 온 미국 회사들도 이번 지진으로 함께 타격을 받았다. 폭스바겐은 판매 확대를 위해 중국에서 만든 파사트를 미국에서 팔려고 하다 품질문제로 혹평받으며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될 위기에 처했다. 반면 한국 회사들은 늘어나는 수요에 공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다.

김학주 < 우리자산운용 알파운용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