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약속을 잊지 않고 지켜준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께 감사할 뿐입니다. "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사진)이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던 외규장각 도서의 한국 반환과 관련된 뒷얘기를 소개해 화제다. 정 감독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랑 전 장관이 없었다면 이번 일은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랑 전 장관은 1989년 정 예술감독을 프랑스 국립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의 음악감독으로 초빙했던 인물이다.

20년 전 한국에서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됐을 때 정 감독이 랑 전 장관에게 돌려줄 것을 요청했고, 그가 자국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반환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것.정 감독은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1993년에 방한할 때 외규장각 도서 한 권을 가지고 간 것도 그분의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 위해 개인적인 차원에서라도 랑 전 장관을 한국에 초청할 뜻을 내비쳤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