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방사성 요오드 방어 차원에서 해조류를 즐겨먹거나 미리 사 놓은 사람이 늘었다. 해조류는 한국과 일본,동남아 국가 사람들이 주로 먹고 서구인들은 거의 먹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서구인들이 김을 스낵 형태의 건강간식으로 자주 찾는 등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해조류는 파래 청각 등 바다의 가장 얕은 곳에 녹조류,김과 우뭇가사리 등 깊은 바다에 사는 홍조류,미역과 다시마처럼 중간쯤에 사는 갈조류로 나뉜다. 미역이나 다시마는 김보다 햇볕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갈색을 띠게 되며 요오드와 칼슘의 함량도 더 많다. 인체에는 약 25㎎의 요오드가 있는데 이 중 15㎎ 정도가 갑상샘에 존재할 만큼 요오드와 갑상샘은 밀접한 관계다. 갑상샘호르몬은 체내 모든 조직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해 열생산을 촉진하고 상처 난 조직에 혈류량을 증가시켜 빨리 아물게 하는 작용을 한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에너지 대사량이 저하돼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부종이 나타나게 된다. 성장기 때 요오드가 부족하면 키가 자라지 않고 지능발달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요오드 섭취권장량은 150㎍ 정도에 불과한데 한국인은 평균 3000~4000마이크로그램(㎍)으로 권장량의 20배가 넘을 정도다. 반대로 서구인들은 요오드 섭취량이 동양인에 비해 적은 편인데 특히 스위스의 알프스 산맥,중남미 안데스산맥,미국의 그레이트 레이크 지역에는 토양에 요오드가 부족해 수 많은 사람들이 갑상샘 종양을 앓았기 때문에 식탁염에 요오드를 첨가하게 됐다. 방사능 누출 사고 시에 먹는 요오드화칼륨(KI)의 한 알 용량이 130㎎(요오드로서 98㎎)이다. 다시마 1g에는 1.75㎎의 요오드가 들어있기 때문에 다시마 56g 정도를 먹으면 KI 한 알과 같은 양이 된다.

김은 열량이 낮으면서도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이 풍부하고 감칠맛이 나 식욕을 돋우며 성장기 어린이에 필수적인 칼슘 칼륨 철 요오드가 풍부해 어린이 반찬으로 좋다. 피부와 머리카락을 곱게 하며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고 노인에게도 좋다. 김 한 장에는 달걀 2개와 동일한 양의 비타민A가 들어 있어 눈이 침침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또 김에는 동맥경화 심장병 고혈압 등의 예방에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는 EPA 함량이 높다.

미역은 몸에 열이 많으며 얼굴로 열이 달아오르는 사람,배뇨가 원활하지 않고 기운 순환이 안돼 몸속에 뭔가 뭉친 것이 있고 담이 자주 결리는 사람들에게 좋다. 항암효과가 인정되기 때문에 암치료 시 보조요법으로 유용하다. 산후에 미역국을 먹으면 자궁수축과 오로배설에 도움이 된다.

미역 다시마의 20~30%를 차지하는 알긴산은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중금속 농약 환경호르몬 발암물질 등을 흡착해 몸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콜레스테롤 제거 효과도 우수해 심혈관 환자에게 유익하다.

다시마는 몸 속에서 수분을 흡수해 최대 200배까지 팽창하므로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배변을 도울 뿐만 아니라 발암물질을 흡착해 배설시키므로 대장암이나 직장암에 대한 위험성도 줄여준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라미닌 성분은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것을 막는다. 비타민 C와 E,무기질이 풍부해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며 다시마의 겉껍질인 검은 부분에는 비타민A에 해당하는 발육촉진성분이 간유보다 약 30배나 많이 들어 있다.

김달래 < 강동경희대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