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포털 전쟁'이 시작됐다. 국내 포털 2,3위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SK커뮤니케이션즈가 사이트 합병에 가까운 전방위 협력 계획을 발표하면서 인터넷을 주전장으로 했던 '1차 대전' 때와 달리 모바일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전선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과 SK컴즈는 14일 서비스 연동과 광고 공동 판매 등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휴로 상호 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API)이 공개돼 네이트 싸이월드와 다음의 서비스는 연동이 이뤄진다. 싸이월드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다음 블로그 서비스인 뷰(View)로 보낼 수 있고 미디어 다음과 아고라 · tv팟 등에 올라온 게시물을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싸이월드 C로그로 보낼 수도 있다. 양사는 포털의 핵심 수익원인 광고 비즈니스에서도 협력관계를 맺기로 하고 검색광고 공동 판매와 운영에 합의했다. SK컴즈의 클릭당 과금 방식(CPC) 검색광고는 다음이,다음의 정액제 과금 방식(CPT) 검색광고는 SK컴즈가 각각 공동 운영한다.

검색,SNS 등에서 경쟁해온 양사의 전격적 협력 발표는 지난 2월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의 제휴를 연상케 한다.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시장 장악을 막기 위해 경쟁 관계에 있던 두 회사가 서로 손을 잡은 것처럼 다음과 SK컴즈도 네이버 타도를 외치며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검색 분야에서 확고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NHN은 광고,포털,오픈마켓,모바일 등 사업 전 분야에서 후발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모바일에서는 다음과 네이트,구글이 네이버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K컴즈와 다음의 제휴가 유 · 무선 인터넷 분야의 전 사업영역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합종연횡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음 · 네이트는 네이버와 큰 격차를 보였던 만큼 진작 이런 협력을 했어야 했다"며 "그동안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이 너무 안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양사의 제휴를 계기로 원점에서 다시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김주완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