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교수협의회가 서남표 총장에게 혁신비상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기 위한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KAIST 교수협의회는 서 총장에게 혁신비상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기 위한 온라인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투표 시한은 13일 정오까지다. 580여명 교수 중 투표 인원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교수협은 서 총장에게 혁신비상위 구성을 요구한 뒤 14일 정오까지 수락 여부에 대한 답변을 요청할 계획이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서 총장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곧바로 사퇴 촉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수협은 14일 정오 교내 창의관 터만홀에서 임시총회를 열 예정이다. 서 총장이 거부할 경우 사퇴 촉구 조치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수용할 때엔 혁신비상위의 구성과 활동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수협은 지난 11일 비상총회를 갖고 "지금 KAIST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의사결정 과정과 학사 및 조직운영 과정,연구교육성과 평가방법에서 서 총장이 구성원들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많이 갔다"고 발표했다. 경 회장은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 엇갈린 해석이 있기 때문에 이 내용을 명확하게 하는 것도 투표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진형 전산학과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상총회에서 나온 '새로운 리더십'은 서 총장의 퇴진 요구에 대한 표현을 부드럽게 하자는 취지였는데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KAIST는 영어강의 부담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제도개선안을 마련했다.

KAIST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2007년부터 학부과정의 모든 전공과목과 일부 교양과목에 대해 실시돼온 영어강의가 앞으로 전공과목에 대해서만 이뤄진다고 밝혔다. 교양과목과 기초 필수과목은 우리말 강의로 진행되는 것이다. 기초 필수과목은 영어강좌가 병행 개설된다.

KAIST는 또 학부과정 학업부담을 20%가량 낮추기로 했다. 구체적 방안은 학생참여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이와 함께 평점 2.0 미만의 학생들에 대한 학사경고도 입학 후 두 학기 동안은 면제된다. 그동안은 성적이 나쁘면 무조건 학사경고가 내려졌다.

징벌적 수업료제는 서 총장이 앞서 발표한 대로 학사 4년(8학기) 동안 수업료를 전액 면제하되 연차 초과 학생에 대해선 국립대 수준의 등록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이 같은 개선안은 15일로 예정된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