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2일 이틀째 사제간담회를 진행하고 서남표 총장은 국회에 출석한다.

KAIST에 따르면 각 학과는 이날 오전부터 전날에 이어 모든 과목을 휴강한 채 교수와 학생간 대화를 진행중이다.

대화에는 학부생 뿐 아니라 대학원생, 외국인 학생 등도 모두 참여해 최근의 사태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고 대책을 논의하게 된다.

전날 간담회는 사제간에 점심식사를 함께 하거나 잔디밭에서 딸기를 나눠먹는 등 편안한 분위기 아래 이뤄졌으며 서로 마음 깊은 얘기까지 털어놓기는 어려웠지만 교수들은 앞으로 학생들에게 더 신경쓰겠다고 약속했으며 서로 격려해주고 사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기로 뜻을 모았다.

서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출석, 자살관련 대책을 보고한다.

교과위는 당초 18일 오후 KAIST의 업무 및 현안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일정을 앞당겼으며 그런 만큼 이 자리에서 서 총장의 거취문제에 대한 본인의 입장도 들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 총장은 오는 15일 오전 7시30분 서울 강남 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리는 KAIST 이사회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최근 학생 자살 사태 이후 내놓은 이른바 '징벌적 등록금제' 폐지, 전면 영어수업 개선방안, 학생 정신상담을 위한 상담원 증원 등 대책을 학교측이 보고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서 총장의 거취 문제는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여론에 따라 이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KAIST 교수협의회는 전날 비상총회를 열고 "지금 KAIST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획일성과 일방통행은 창의성의 적"이라고 서 총장이 추진한 개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새로운 리더십의 의미에 대해 "서 총장이 학사, 인사, 조직 운영 등의 여러 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획기적인 리더십의 변화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며 그것이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용퇴를 요구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학부총학생회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갖고 서 총장의 개혁을 '실패한 개혁'으로 규정하며 '무한경쟁' 정책의 철폐를 요구했다.

서 총장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입장표명을 보류했다.

총학은 13일 오후 7시 본관 앞 잔디밭에서 비상학생총회를 열어 학교정책 결정과정에 학생 대표들의 참여보장 요구, 12일까지 수렴된 학생들 의견의 즉각 반영 요구, 경쟁위주 개혁에 대한 서 총장의 실패인정 요구 등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