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동통신 시장은 스마트폰의 급격한 확산과 이로 인한 데이터 통화량의 폭증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부와 시민단체가 사용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통신사들이 느끼는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통신비 인하 정도에 따라 시장이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데이터통화량 급증…통신사는 골머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통신업계 최대 이슈는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데이터 통화량의 증가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는 속도가 통신사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까지 스마트폰 보급량이 200만~300만대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해 말 스마트폰 보급은 650만대에 달했고 올 3월에는 1000만대를 돌파했다. 연말까지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1600만~2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기존 이동전화 사용자들에 비해 데이터 사용량이 훨씬 많다. 통신사들로서는 늘어나는 데이터통신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오고 있다는 얘기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선 전화통화가 어렵거나 통화 도중 끊김 현상이 잦아지는 경우도 이 때문이다. 전화 통화에 써야 할 3G망을 주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데 쓰면서 통화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음성통화 시장은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15조2397억원,데이터 통신 시장은 지난해보다 30.9% 커진 6조278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데이터 통신 급증에 따라 통신업체들은 올해 각각 조 단위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IPTV도 꾸준한 성장세 지속

2010년 350만명을 돌파한 통신3사의 IPTV 가입자는 올해 말 5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KT가 최근 출시한 KT스카이라이프-올레TV 결합 상품은 월 평균 10만명 이상 가입자가 늘어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결합상품을 통해 요금 부담이 낮아지고 있고 다양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가 제공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신사의 IPTV와 경쟁관계에 있던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결합 상품 자체가 스마트폰 위주로 재편되는 데다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채널 등에서 약점을 보였던 통신사들의 IPTV가 결점을 발빠르게 보완하면서 케이블TV의 장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가입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초고속인터넷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작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낙경 KT경제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IPTV,인터넷전화,스마트폰과 등과 묶어서 판매하는 결합상품이 늘어나면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인당 지급하는 금액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4세대 통신,N스크린 투자 강화

이런 변화에 발맞춰 통신업계는 4세대 이동통신,클라우드 컴퓨팅,N스크린 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음성통신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를 데이터 통화,끊김 없는 콘텐츠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 중 가장 먼저 4세대 이동통신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을 올 하반기부터 서울지역에 서비스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초 국내에서 처음으로 N스크린 서비스를 선보인 SK텔레콤은 콘텐츠를 보강하는 한편 유 · 무선통합 N스크린을 IPTV를 뛰어넘는 차세대 융합 서비스로 키울 방침이다.

KT 역시 4세대 통신으로의 발빠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KT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클라우드컴퓨팅을 꼽고 있다. 지난해 말 클라우드 전문업체인 넥스알을 인수하고 클라우드데이터센터 구축도 완료했다. KT는 인텔이 개발 중인 하드웨어 기반의 가상화 및 데이터센터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추진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올해 들어서는 이를 기반으로 N스크린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