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의 재정위기를 감시하게 된다. 김민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36 · 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달 말 채용이 확정돼 다음달부터 IMF에서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 연구위원이 근무할 부서는 전략 · 정책연구국(department of strategy,policy review)으로 개별 국가의 정책과 관련된 보고서를 내는 곳이다.

IMF는 여기서 나오는 보고서를 토대로 국가 정책이나 재정 상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사항을 권고한다. 전략 · 정책연구국은 IMF의 핵심부서로 이 국에서 일하는 한국인은 김 연구위원이 처음이다.

김 연구위원이 IMF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파견 근무하면서다. 그는 당시 IMF를 비롯한 해외 주요 기관들과 협력 프로젝트를 맡았다. 김 연구위원의 전공이 국가 부채위기라는 점도 최근 선진국 재정위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IMF의 인력 수요와 맞아떨어졌다.

IMF 연구원들은 2~3년간 고용계약을 한 뒤 실적에 따라 고용 갱신 여부가 결정된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선진국의 재정부실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라며 "최소 7~8년간 일하면서 선진국 재정위기 분야에서 확실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서울대 경제학부를 나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경제학 석 ·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 연구원으로 일하다 IMF에 특채된 사례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2000년대 초반 IMF에서 근무했던 김준일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장 이외에 김 연구위원이 유일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