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남권 신공항에 이어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놓고 지역 간 갈등이 심하다. 수도권에서도 지지부진한 뉴타운의 후유증이 크다. 이들 갈등 요인은 정치권의 무분별한 공약(公約)에서 비롯됐다.

재테크 분야에도 무슨 족집게처럼 수익을 담보하는 식으로 공약을 남발하는 전문가들이 간혹 있다.

어느 유명한 전문가는 강남 어디를 사면 가격이 3.3㎡당 1억원을 넘어선다며 현혹한다. 이들은 청중의 신뢰를 얻기 위해 경력을 과장 · 허위 포장하기 일쑤다. 심지어 어떤 주식을 자신이 찍어서 몇 십배 수익을 얻었다는 등 객관적인 근거없이 홍보하기도 한다. 물론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짚어내는 전문가도 많다.

하지만 혹세무민하는 전문가가 판치는 세상이다. 미국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거짓말을 파는 스페셜리스트'란 책에서 대중을 현혹하는 전문가들의 오류를 고발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의 경우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지 못한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빠른 결과물을 원하는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조작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언론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전문가 정보를 대중에게 소개한다. 결국 조잡하게 뻥튀기한 정보는 그럴 듯하게 시장에서 확대 재생산된다.

그렇다면 대중은 어떻게 전문가들의 거짓말을 판별할 수 있을까. 일부 사실을 침소봉대하는 과장된 설명을 경계해야 한다. 반면 여러 경우의 수를 솔직하게 해석한다면 상대적으로 믿을 만하다.

투자자들은 PB센터나 증권사 객장,증권투자 설명회,아니면 파이낸셜 프리랜서 상담 등을 통해 재테크 전문가를 만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불거진 LIG건설 CP(기업어음)만 해도 차분한 전문가라면 개인투자자에게 "3개월 만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무담보 신용어음이라 항상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을 것이다. 세상에 수익률이 높으면서 안전성도 높은 상품이 어디 있겠는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은 투자상식 중의 상식이다. 전문가들이 넘칠수록 옥석을 가려 판단해야 하는 시대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