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고방사능 오염수를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2호기 취수구 근처에 있는 전력 케이블용 터널 입구(피트)에 균열이 생겼고, 이곳을 통해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지난 2일.
이곳에 고인 오염수에서는 시간당 1천m㏜(밀리시버트)가 넘는 방사선이 검출됐다.

도쿄전력은 3일 콘크리트로 균열을 메우는 작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물을 흡수하면 딱딱하게 굳는 고분자 폴리머를 톱밥, 신문지와 함께 투입해 물길을 막아보려고도 했지만, 바다로 흘러가는 오염수량은 줄어들지 않았다.

4일에는 오염된 물이 피트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며 2호기 건물 외부에 있는 배관용 터널(트렌치)에 물감을 푼 물을 흘려보내는 등 유입경로 차단 작업에 들어갔다.

물감이 흘러간 경로를 역추적해 물이 새는 구멍을 찾겠다는 생각이었다.

그 결과 2호기 전력 케이블용 터널의 균열을 통해 물이 흘러나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는 동안에도 고농도 오염수는 바다로 계속 흘러나갔다.

지난 2일에는 2호기 취수구 부근 바다에서 방사성 요오드-131이 1㎤당 30만㏃(베크렐) 검출됐고, 4일 오전 9시께에는 1㎤당 20만㏃이 검출됐다.

법정 방출 기준(1㎤당 0.04㏃)의 500만∼750만 배나 된다.

도쿄전력은 5일 전력케이블 보관시설의 아래쪽 돌 틈 등 물이 빠져나갈 만한 곳에 특수 약물(고화제)을 바르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전력 케이블용 터널에 연결되는 배관의 아래쪽까지 구멍을 뚫어 건설공사에 쓰는 약제를 흘려 넣어 굳힐 예정이다.

이 약제는 액체 상태의 접착제와 비슷한 물질과 이를 고체로 굳히는 물질을 섞은 것이라고 원자력안전.보안원 측은 설명했다.

도쿄전력은 5일 밤에서야 "유출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일정한 효과가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염수의 확산을 막고자 바다에도 차단 펜스를 설치하는 준비 작업에도 들어갔다.

빠르면 9일 펜스를 설치할 계획이다.

줄줄 새는 고농도 오염수를 어떻게든 막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쓰는 셈이다.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