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의 호주증권거래소(ASX) 인수가 호주의 보호주의에 밀려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웨인 스완 호주 연방정부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은 "국익을 고려해 SGX의 ASX 인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ASX는 성명을 통해 "스완 부총리가 양사의 통합이 국익에 반한다면서 이를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런 사실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를 통해 SGX에 통보됐다"고 밝혔다. 성명 발표 직후 ASX 주가는 3.4% 급락했다.

SGX는 지난해 10월 ASX를 총 84억호주달러(9조4000억원)에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려왔다. 합병이 이뤄질 경우 1조9000억달러(2110조원) 규모의 금융시장을 관장하는 세계 5위 거래소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이들 거래소의 합병 계획은 호주 정치권과 국민들의 거센 반발로 처음부터 난항을 겪었다.

호주 자유당과 국민당 등 야당 연합은 물론 집권 노동당의 연립정부 파트너인 녹색당도 인수 · 합병(M&A)에 반대하고 나섰다. 밥 브라운 녹색당 당수는 "SGX의 ASX 인수는 싱가포르에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대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