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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방사능전문가 한 명도 없는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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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가 방사능 관련 문제를 거론했다간 다른 부처에서 욕 먹기 십상입니다. 권한도 없지만 (나설 만한) 역량도 없으니까요. 직원들도 나서지 말자는 입장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정부조직법 제34조에 따르면 환경부는 환경오염을 총괄하는 주무부처다. 그러나 방사능 오염만큼은 예외다. 1982년 개정된 원자력법에 근거,방사능 오염 등과 관련한 모든 업무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산하기관에서 담당하고 있다. 환경부에선 방사능 오염 업무와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조직과 부서는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지난달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방사능 오염과 관련해 교과부가 발표한 보도자료는 총 16건에 이르지만,환경부는 단 한건의 자료도 내놓지 않았다. 해당기관이 정책 현안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알리고 보고하는 최소한의 업무 정보가 보도자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일본에선 방사능 오염은 환경부 내 방사능과에서 업무를 총괄한다. 중국과 유럽연합(EU)도 그렇다.

    교과부 담당이라는 이유로 환경부에선 방사능 전문가도,담당자도 없다. 방사능 관련 전공자도 없다. 환경부가 최근 방사능 오염 문제와 관련해 아예 한마디도 못하는 현실적 이유이기도 하다. 환경부 산하인 기상청도 전문가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난주 한반도 상공에서 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곳도 기상청이 아니라 교과부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가 입장이라도 내놓으면 교과부와 같은 부처에서 곧바로 '당신들이 뭘 아느냐'는 식으로 핀잔을 준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그는 "이렇다보니 환경부 직원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선 섣불리 나서지 말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원전과 방사능 오염 업무를 반드시 환경부가 맡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방사능 오염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환경오염을 총괄하는 주무 부처가 '권한도,역량도 없다'며 몸을 사리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과학 · 기술적인 부문을 교과부가 총괄하더라도 환경부에 다른 환경오염 문제와 연계해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담당자는 필요하지 않을까.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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