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등 국내 금융회사들이 올 1분기 기업 인수 · 합병(M&A) 재무자문 실적에서 외국계 회사를 제치고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제신문과 연합인포맥스가 공동으로 조사해 4일 발표한 '2011년 1분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M&A 재무자문 부문(완료 기준)에서 10위권 내 우리투자증권(1위) 등 6개 국내 금융회사가 포함됐다. M&A 재무자문은 국내사들이 투자은행(IB) 업무 가운데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분야다.

우리투자증권은 M&A 재무자문을 비롯해 △채권인수 △주식관련 사채인수(완료 기준) △주가연계증권(ELS) 등 주요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업공개(IPO) 및 유상증자 주관 부문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이 각각 1위에 올랐다.

◆M&A 부문에서 국내 증권사 약진

2010년 결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 M&A 재무자문 부문에서 국내 증권사들은 참담한 '성적'에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국내사가 삼정KPMG(3위) 삼일PwC(10위) 2곳에 불과했던 것.증권사로 범위를 한정하면 10위권 내 이름을 올린 국내사는 전무했다.

올 들어서는 달라졌다. 우리투자증권이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10위권 내에 동양종금증권(3위) 삼일PwC(4위) 삼성증권(5위) 삼정KPMG(7위) SK증권(9위) 등 국내사 6곳이 포진했다.

우리투자증권은 CJ그룹의 CJ엔터테인먼트 CJ미디어 온미디어 등 미디어부문 6개사 합병 딜을 자문했다. 삼성전자가 가져간 메디슨과 프로소닉 매각,우리금융그룹의 삼화저축은행 인수에도 참여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 연간 12위에서 1분기에는 1위로 뛰어 올랐다.

동양종금증권은 계열사 딜에 참여한 덕분에 좋은 실적을 거뒀다. 보고펀드의 동양생명 매각 등을 자문했다. 삼일PwC는 한국석유공사가 카자흐스탄의 알티우스사를 인수하는 딜을 자문한 것을 비롯해 롯데제과의 파키스탄 콜손 인수 등에 참여하는 등 해외 M&A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M&A 재무자문 부문은 IB업무 가운데서도 국내 증권사의 경쟁력이 가장 떨어지는 분야였다"며 "이 부문에서 국내사들의 실력이 향상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IPO 주관은 미래에셋 두각

금융감독원은 전년도 결산 재무제표가 확정되지 않아도 1~2월에 IPO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올해부터 시행중이다. 이처럼 작년에 비해 IPO 여건이 호전됐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IPO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규모나 종목 수에서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에 대한생명이라는 '대어'가 있었던 게 가장 큰 이유다. 기업들이 올해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예측을 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IPO 주관 규모는 1조444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조5940억원)보다 1조원 이상 줄었다. 종목 수도 18개로 3개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연간 순위 10위에 그쳤던 미래에셋증권이 올 1분기 현대위아와 일진머티리얼즈 IPO를 주관한 덕분에 1위로 올라섰다. 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2위와 3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연간 27위에 그쳤던 하나대투증권도 올 1분기 1206억원을 주관해 5위로 뛰어오르며 힘을 냈다.

유상증자 주관 실적에서는 동양종금증권이 규모가 가장 컸던 동양메이저(3002억원)와 두 번째로 컸던 현대엘리베이터(2909억원)를 주관해 1위에 올랐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