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지난주 최고치로 마감한 코스피지수가 더 힘을 낼 것인지 기대되는 한 주의 시작이다.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심상치 않은 환율과 유가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수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견해다.미국의 고용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온데다 중국의 경기 모멘텀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수급의 열쇠인 외국인들도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증권사들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을 감안해 가격 메리트가 높거나,실적 시즌을 앞두고 펀더멘털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코스피 기록 이끈 외국인 더 들어온다

지난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4.31포인트(0.68%) 오른 2121.01에 장을 마쳐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1월19일 2115.69)를 두달 반 만에 넘어섰다.외국인이 올들어 최대 규모인 7366억원을 사들이며 상승장의 주역이 됐다.개인과 기관이 각각 4658억원,2555억원을 팔았지만 지수를 끌어내리지는 못했다.프로그램매매도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 우위를 보이며 강세를 이끌었다.

앞으로 관건도 역시 외국인이 될 전망이다.외국인은 연초 이후 지난달 16일까지 4조63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하루 뒤 순매수로 전환,지난 1일까지 총 3조5700억원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사들였다는 점에서 매수 강도 역시 거셌다.현물에서는 올들어 순매도했던 물량의 약 77%를 되산 것으로 나타났다.많이 사들인만큼 다시 팔지 않을까 고민도 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수 행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17일 원·달러 환율이 1135원을 고점으로 하락 전환하면서 외국인이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들의 순매수가 1100원 이하의 구간에서 가장 많이 유입됐다는 점에서 차익 실현에 나설 시점은 아니다”고 분석했다.최근 순매수를 강화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팔고 나설만큼 충분한 수익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외국인 투자심리를 높이는 요인이다.1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국내기업에 대한 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있고,물가 상승으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원화가치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경기모멘텀에 기대

일본 대지진과 중동의 정치적 불안 등 기존 악재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여기에 새로운 모멘텀이 등장했다는 진단도 있다.지난 1일 발표된 지난달 미국의 고용과 실업률 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경기가 본격적인 정상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펀더멘털이 개선된 가운데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상승반전,경기 모멘텀의 축이 G2로 확대됐다”며 “지난달 국내 수출이 금액 기준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분기 기업 실적을 상향 조정할 수 있게 된 것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복병이 없지는 않다.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경우 수출기업의 운신을 좁힐 뿐 아니라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를 높일 수 있다.유가 급등도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경계할 요인이다.이에 대해 류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050원~1000원 이하,국제유가 120~130달러를 펀더멘털의 임계점으로 볼 경우 아직은 증시의 매력이 더 높은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환율 수혜 또는 가격 메리트에 주목

전문가들은 실적 시즌이 바짝 다가옴에 따라 업종별 순환매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근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전고점 부근에 도달하면서 순환매가 빨라져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이 중요해졌다”며 “환율을 고려한 매매전략도 유망하다”고 진단했다.원화 강세 수혜주인 호텔과 레저,환율 영향에서 민감도가 낮은 게임과 금속·광물주의 비중을 높일 만하다는 조언이다.파라다이스와 풍산홀딩스,네오위즈게임즈,한세실업 등을 꼽았다.

불과 2주 반 만에 코스피지수가 10%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가격 메리트에 집중하라는 견해도 있다.심 연구원은 “기존 주도주인 정유 화학 자동차 철강의 비중을 유지하되 저가 메리트가 발생하는 IT(정보기술)과 금융의 저가매수도 긍정적”이라고 추천했다.이종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업종이 최근 많이 올랐지만 성장성 대비 저평가된 업종으로 아직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다”며 “자동차업종을 중심으로 한 경기소비재도 선진국 경기회복의 수혜가 확실한 업종”이라고 분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