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투어(KGT) 티웨이항공 오픈에서 두 명의 선수가 똑같은 규칙 위반을 했지만 한 선수는 실격 판정을 받고, 다른 선수는 벌타만 받은 채 경기를 마쳤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스트로크나 드롭이 허용되지 않는 곳에서 플레이를 한 방두환(24·티웨이항공)에게 실격 판정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그러나 똑같은 규칙을 위반한 정지호(27·토마토저축은행)에게는 2벌타를 부과하고 실격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경기위원회는 방두환은 규칙 위반 사실을 모르고 벌타를 반영하지 않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반면, 정지호는 벌타를 반영하지 않은 스코어카드를 냈지만, 규칙 위반 여부를 경기 위원에게 문의한 점을 고려해 다른 판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방두환은 대회 2라운드가 열린 지난 1일 15번홀(파5)에서 티샷한 볼을 오른쪽 해저드에 빠뜨린 뒤 1벌타를 받고 드롭존에 공을 떨어뜨린 뒤 세 번째 샷을 날렸다.

하지만 이 드롭존은 골프장 측이 임의로 만들어 놓은 것이어서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이 사용해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결국 방두환은 골프 규칙에 나와 있는 오소(誤所) 플레이를 한 것이어서 규칙 위반에 따른 2벌타를 타수에 추가해야 했지만 이를 모르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가 실격을 당했다.

하지만 같은 날 15번홀에서 똑같은 오소 플레이를 한 정지호(27·토마토저축은행)는 스코어카드에 2벌타를 반영하지 않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도 실격당하지 않고 4라운드까지 경기를 다 마쳤다.

물론 이 사실을 경기위원에 문의한 정지호의 오소 플레이에 대한 2벌타는 최종 스코어에 반영됐다.

정지호는 2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스코어카드 접수처에서 경기위원에게 오소 플레이 여부를 문의했지만, 당시 경기위원이 이에 대한 답변을 정확하게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대회조직위원회는 이를 경기위원의 오판으로 인정했고 "경기위원의 오판으로 선수가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영국왕실골프협회(R&A) 규정을 들어 정지호를 실격 처리하지 않았다.

송병주 KGT 운영국장은 "경기위원이 선수의 규칙 관련 질문에 명확하게 답을 하지 못한 실수가 있었다"며 "대회가 끝난 뒤 회의를 열어 경기위원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