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전략 스마트폰들이 잇따라 출시를 예고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4월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지만, 가격이 결정되지 않아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4월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중 출고가가 확정된 기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다음 달 초 '아트릭스'를 출시하는 모토로라 모빌리티조차 아직 이통사와 출고가 협상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모토로라는 전날 태블릿PC '줌' 발표회에서도 줌을 다음 달 출시한다고만 밝히고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소니에릭슨의 새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아크'도 다음 달 출시할 예정이지만 아직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출시가 유력한 '갤럭시S 2'의 출고가에 대해 "현재는 이통사와 협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 LG전자도 이르면 다음 달 내놓을 신형 '옵티머스' 시리즈의 가격을 아직 결정 못 했다.

제조사들은 "출고가는 제품을 유통하는 이통사가 정한다"고 주장하고, 이통사들은 "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사가 정한다"고 맞서는 등 출고가 결정이 미뤄지는 이유도 통일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스마트폰 가격 책정 과정의 불공정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사회적으로 통신비 및 출고가 인하를 요구하는 분위기 때문에 서로 눈치 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소니에릭슨 관계자는 지난 28일 엑스페리아 아크 발표회에서 "공정위 조사 등으로 출고가 선정이 민감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이 최신작 아이패드2를 기존 제품과 같은 가격에 내놓는 바람에 경쟁사들의 가격 고민이 깊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4월 출시 제품 대부분이 고급형이어서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국내 이동통신 시장 1위인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가격 협상을 안 하고 있어서 다른 업체들이 선뜻 출고가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가격을 논의할 단계가 아닐 뿐 다른 이유는 없다"며 "때가 되면 출고가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사들도 "원래 출고가는 출시 직전에 결정되기도 하며, 출시가 미뤄지기라도 하면 서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출시를 진척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