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소주 시장이 '4파전 체제'로 재편되면서 판매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부산 · 경남 대표기업인 ㈜무학이 16.9도의 저도 소주 '좋은데이'로 대전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 주류 시장의 큰손인 롯데주류가 충북소주를 인수해 충청지역 소주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주류산업협회와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소주 시장의 절대강자 자리를 지켜온 ㈜진로의 '참이슬'은 대전 · 충남지역에서도 ㈜선양의 'O₂린'과 함께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다. 진로는 특히 지난해 말 15.5도의 저도 소주인 '즐겨찾기'를 출시하면서 서울은 물론 각 지역의 젊은층에서 중 · 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진로와 선양이 이 지역 소주 시장을 나눠 갖고 있는 가운데 작년에는 무학의 '좋은데이'가 대전 주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좋은데이'는 이미 대전지역 대부분의 도매시장에 들어갔으며,올해부터 본격 마케팅에 나섰다.

무학 대전지점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며 "올해 대전 소주 시장 점유율 30%를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다.

롯데주류도 앞으로 충북소주의 주력 제품인 '시원한청풍'(19.5도)을 앞세워 대전 · 충청지역을 공략할 계획이다. 롯데주류는 충북소주 인수로 서울 · 수도권과 함께 충청지역 기반을 더욱 강화한 데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16%대를 유지하게 됐다. 롯데 관계자는 "수도권에 집중된 소주 시장 마케팅을 충청권을 거점으로 폭넓게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맞선 선양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선양은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대전 · 충남지역 애주가들을 꾸준히 끌어들이고 있다. 선양 관계자는 "'산소 소주가 숙취 해소가 빠르다'는 연구논문이 지난해 세계적인 학술지(ACER)에도 실렸다"며 "산소가 많이 녹아 있는 소주 'O₂린'이 지역 소주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의 충북소주 인수로 선양이 충청권 유일의 향토 소주업체로 남게 돼 오히려 지역민들의 사랑이 커져 충북 시장까지 새롭게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주 시장 규모는 2조8712억원(출고가격 기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진로가 '참이슬후레쉬'(24.8%)를 포함해 총 48.9%를 차지했으며,무학 9.7%,선양 3.4%,충북소주 1.6% 등이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