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1부ㆍ(7) "창업경험은 무형자산…이공계 교육시스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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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ㆍ기술 인재 10만명 키우자 - 1부ㆍ(7) 창업 황무지 대덕연구단지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이공계 대학 교육을 혁신하고 동시에 연구와 연계된 창업을 살리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앞날은 없습니다. 스트롱코리아가 될 수 없어요. "
한국경제신문 연중기획 '스트롱코리아2011'의 자문위원인 안철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우선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과학기술은 현장과 동떨어진 게 아니라 항상 함께 가는 것"이라며 "이공대생들이 기업가정신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마케팅 등 인문사회 과목을 수강하도록 학부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케팅이나 전략기획 등에 대한 개념이 있는 상태에서 연구 · 개발(R&D) 과제를 기획 · 수행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것은 천양지차라는 설명이다.
안 교수는 "전공 수준의 깊이 있는 공부가 아니라도 관련 분야를 공부할 기회를 갖는 게 필요하다"며 "과학기술자들은 한 분야에서 '나 혼자만 열심히 하면 알아주겠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과 연계된 '창업 선순환'이 '스트롱코리아'의 전제조건이라고 봤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남을 빠르게 따라가는 추종자(fast follower)였지만 이제는 선도자(first mover)가 돼야 한다"며 "선도적인 혁신 아이디어는 주로 중소기업에서 나오기 때문에 창업을 살리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선 창업자가 회사를 키워 성공적으로 매각하면 대개 재창업에 나선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학 강단에도 서고 정치도 하고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나서는 등 창업 경험이라는 무형자산이 선순환되는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배제하고 오히려 중소기업 사업 분야를 잠식하며 홀로 질주하는 구도가 계속되는 한 한국 사회는 계속 불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창업 황무지'나 다름없는 대덕특구의 현실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그는 "연구원 창업회사 가운데 정부 과제 용역을 받아 수행하며 근근이 연명하는 '무늬만 벤처'가 많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또 연구원들이 '연구만을 위한 연구'가 아니라 '기술사업화 방법론'을 배울 수 있게 출연연구소 시스템을 바꾸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자통신연구원 등 보유 기술이 많고 규모가 큰 출연연구소가 기술지주회사 등을 통해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만들고,이를 타 출연연에 확산해야 한다"며 "동시에 연구원들에게 기술사업화 등에 관해 집중 교육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동기획 = 한국경제 교육과학기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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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