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근 SH공사 사장(56 · 사진)은 27일 "서울시에서 개발 가능한 대규모 택지가 고갈돼 재개발 · 재건축 등 도시재생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비사업을 늘리며 서울지역에서 크게 늘고 있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맞춤형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겠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우면2지구와 방화동에 약 200가구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시범 공급한 뒤 대상지역을 늘려가겠다는 방침을 올해 초 발표했다.
유 사장은 "고밀복합 개발이 가능한 역세권과 재개발지역 준공업지역 등을 중심으로 장기전세주택인 시프트도 확대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3조원이 넘는 SH공사 부채와 관련,"최근 1년 사이 차입금을 1조원가량 줄였다"며 "은평뉴타운 등에 남아 있는 미분양 아파트를 빨리 매각하고 각종 개발사업 추진 방식을 조절해 해소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현재 보금자리주택지구인 내곡 · 세곡2 · 항동지구 등의 보상시기를 자금 수급계획에 맞춰 탄력있게 조정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자금 수요를 줄이기 위해 마곡지구 내 워터프론트 규모를 당초 계획안보다 축소하는 방안도 곧 확정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각종 사업구상과 함께 경영 투명성 확보도 역설했다. 각종 개발사업에서 발생 가능한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청렴과 마케팅'을 바탕으로 한 조직관리를 주요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지난해 불거진 일부 SH공사 임직원들의 횡령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유 사장은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키우는 최우선 과제가 바로 청렴"이라며 "경쟁력을 갖추려면 마케팅 능력이 필요하고 이는 곧 부채 감소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30년 가까이 건설업계에서 일한 유 사장은 두산건설 부사장 한일건설 대표 등을 지낸 뒤 2009년 3월27일 SH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