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 회계감사로 올해 30개사 내외의 상장사가 증시에서 퇴출당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해마다 '퇴출 대란'이 반복하면서 3월 회계감사로 상장 폐지된 업체의 수가 3년간 무려 100개사를 넘게됐다. 27일 한국거래소의 집계 결과, 올해 회계감사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12월 결산법인은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 5개사, 코스닥시장 17개사 등 22개사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내지 않은 업체도 유가증권 4개사, 코스닥 12개사 등 16개사에 달한다. 이달 말 사업보고서 제출을 마감하면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겠지만, 자본잠식이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업체는 '기사회생'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 보고서를 제때 내지 못한 업체가 상당수 퇴출당한 전례를 감안하면 30개사 안팎이 회계감사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2009년에는 회계감사로 상장 폐지된 회사가 40개사에 달했다. 직전년도 16개사에서 배 이상으로 증가한 규모다. 2008년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기업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탓이다. 지난해에도 무더기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 네오세미테크를 비롯해 39개사가 최종적으로 증시에서 사라졌다. 실질심사는 자본잠식이나 감사의견 '거절' 등 형식적인 사유가 없더라도 횡령·배임 등 상장사로서 부적합 사유가 발생하면 퇴출시키는 제도로 2009년 초 도입됐다. 문제 있는 기업이 회계감사에서 가까스로 퇴출을 면하더라도 실질심사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된 업체가 2009년 13개(최종사유 기준)에서 지난해19개로 늘어는 점도 이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올해 들어서도 현재까지만 유가증권 2곳과 코스닥 14곳이 의견거절을 통보받았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