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라운딩 중 `홀인원`을 하면 100만~30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하던 홀인원보험이 다음달부터 판매 중단됩니다. 홀인원보험은 손해보험사의 골프보험이나 장기보험에 특약형태로 가입하는 것으로 홀인원했을 때 지출되는 경비를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홀인원을 하면 보통 식수를 한다거나 동반자들의 라운딩 비용을 부담하는 등 본의 아니게 지출해야 할 비용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이처럼 지출되는 비용을 손해로 간주해 축하금 명목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게 보험원리에 맞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은 홀인원 보험은 '피보험자에게 손해가 난 만큼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보험금 지급원리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손보사들은 금융당국의 이 같은 입장이 전해지자 다음달부터 골프보험과 장기보험에서 홀인원특약을 빼기로 했습니다. 금감원이 판매중단 조치를 내린 것은 아니지만 일단 타당성이 재검토되는 만큼 문제가 생길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골프문화상 홀인원을 하게 되면 비용 지출이 불가피한데, 손보사들이 감독당국의 지침이 있기도 전에 관련 상품을 일제히 판매 중단하는 것은 '담합'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홀인원 특약을 법규 취지에 맞도록 고치는 게 어떠냐는 취지였는 데 손보사들이 일제히 판매 중단을 선언하자 당혹스럽다"며 "손보사들이 법규 취지에 맞게 상품을 개발해 다시 심사를 요청하면 언제든 인가해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손보사들은 그동안 골프보험이나 장기보험, 저축성보험 등에 홀인원 특약을 넣음으로써 골퍼들의 보험가입을 유인하는 전략을 써 왔습니다. 하지만 골프가 점차 대중화되면서 홀인원을 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자, 보험금 지급조건을 까다롭게 수정해 손해율을 낮췄습니다. 또 보험금 지급액도 당초 300만-500만원 하던 것을 100만-30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골프보험에서 홀인원 특약이 사라지면 일반 상해보험과 차이가 없어지므로 '골프보험'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