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코스피지수가 일본 지진과 리비아 공습, 유럽 신용불안 등 갖은 악재를 딛고 2000선 탈환에 성공했다.

악재의 영향력이 수그러든 가운데 글로벌 증시가 나란히 반등하고 기술적 분석상 추세 전환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어 22일 증시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이 많다. 다만 본격적인 추세 전환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끝에 22.29포인트(1.13%) 오른 2003.42에 거래를 마쳤다. 2000선 회복은 지난 9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지난 주말을 고비로 일본 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연합군의 개입으로 중동지역 정정 불안이 주변국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생겨나 지수를 다시 2000선 위로 올려놨다.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외국인(1338억원)이 나흘 연속 ‘사자’ 우위를 이어갔다. 연일 주식을 팔아치우던 개인도 순매수로 돌아서 16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정보기술(IT)과 화학 철강 자동차 등을 골고루 담았고, 개인은 IT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반면 자산운용사(1349억원) 등 기관은 1755억원어치를 매도했다. 국내 기관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2000선 위에서 차익실현을 반복하고 있다. 아직 추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 탈환 이후 오름폭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옵션 시장에서 하락보다는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며 “여전히 민감한 상황이어서 변동성이 크겠지만 수급상 기존의 상승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분석상 과매도 국면은 벗어났고, 중기 바닥도 확인했다” 며 “지금부터는 지속적인 매수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추세 전환은 아직 기대하기 이르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저가 매수에 성공한 투자자들이 차익 매물을 내놓으면서 지수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충격에 내성은 생겼지만 불확실성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단기적인 안도랠리 이상은 기대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지진 발생 이전 주가를 압박했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중동 국가들의 갈등이 어떻게 봉합될지 알 수 없다는 점도 경계 요인이다.

추가 상승시 1차 저항선은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2030선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선 회복은 추세 전환 신호라기보다 일본 원전 사태로 단기 급락했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 며 “당분간 1940~2030대의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2030선 근처에서 저가 매수한 일부 주식을 차익실현하고 상대적으로 낙폭 회복이 부진한 종목들로 갈아타는 전략도 고려해볼만 하다는 분석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