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브라질이 중동 국가가 민주주의를 이행하는 데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브라질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가진 연설에서 "미국과 브라질은 여러 세대 동안 민주주의를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브라질은 자유와 기회 양쪽에서 모두 민주주의 달성을 이룬 국가"라고 말했다.

이번 연설은 미국을 비롯한 5개국 연합군이 리비아에 대한 첫 공습을 감행한 다음날 진행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리비아 공습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지금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국민들의 투쟁을 지켜보고 있다"며 "아랍 세계의 운명은 이들 국민의 손에 달렸다"고 민주화 시위를 지지했다.

그는 "(과거 독재정권을 경험했던) 브라질이 이들 중동 국가에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에선 1964년부터 1985년까지 21년 동안 군사독재 정부가 집권한 바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과거 군사정부 독재 시절 반정부 무장투쟁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호평에는 국제무대에서 점차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브라질을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정권 때 양국은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콜롬비아 내 미군기지 설치 및 중동 평화 등의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중남미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브라질을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