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가 미국 아라미드섬유 시장 독점금지 소송에서 승기를 잡았다. 아라미드섬유는 철강보다 인장강도가 최고 10배 이상 높고,내열성이 강화된 신소재로 우주복 방탄복 등에 쓰인다.

20일 외신과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항소법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미국 듀폰을 상대로 제기한 독점금지 소송에서 1심 재판부의 판결을 뒤집고 해당 사건을 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코오롱은 2009년 4월 듀폰이 업체들을 상대로 수요의 80~100%를 듀폰 제품만 구매하도록 다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버지니아 동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법원은 코오롱의 반론을 모두 인정,지방법원의 원심을 파기하고 듀폰의 반독점 행위에 대한 소송을 계속 진행하라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듀폰은 최근 수년간 아라미드 섬유의 유일한 생산 업체였고 현재도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라미드 섬유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듀폰은 미국 아라미드 섬유 시장에서 의문의 여지가 없는 주도적 사업자"라고 밝혔다. 또 "1심에서 듀폰 측 변호사의 발언에만 의존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전에 소송을 기각시킨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듀폰은 항소법원 결정으로 지방법원에서 불공정 장기공급계약 조건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