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몰고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자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뜬다. '신세계 센텀시티 방문을 환영합니다. ' 차가 이동할 때마다 내 차의 위치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빈자리를 찾아 차를 세우자 주차구역인 '지하 2층 D4'가 스마트폰에 자동 저장된다. 쇼핑을 마치고 나오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이 자동 실행되면서 주차 위치와 찾아가는 길까지 알려준다.

SK텔레콤은 20일 와이파이(무선랜)와 스마트폰의 각종 센서 등을 활용,주차 위치를 알려주고 매장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는 서비스를 최초로 시연했다. 지난해 신세계 센텀시티와 제휴를 맺고 쇼핑센터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각종 위치 기반 서비스 기술개발에 착수한 지 5개월여 만에 내놓은 첫 성과물이다.


◆GPS보다 똑똑한 위치 확인 서비스

대형 쇼핑몰 주차장에서 자기 차를 찾지 못한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SK텔레콤과 신세계가 이런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게 된 데는 넓은 주차장에서 차를 찾을 수 없어 고생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신세계 센텀시티는 연면적 29만3907㎡의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총 4개층의 초대형 주차장에 하루 평균 약 1만2000대의 차량이 드나든다. 주말에는 특히 방문 고객이 많아 차를 찾다가 20~30분씩 시간을 허비하면서 주차비를 더 내는 고객도 적지 않다.

하지만 건물 내부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적용되지 않아 위치 기반 서비스를 구현하기가 기술적으로 어려웠다. SK텔레콤은 GPS가 적용되지 않는 건물 내에서 와이파이 기술을 활용해 반경 5m까지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최첨단 '복합 측위 시스템(HPS · hybrid positioning system)'을 지난해 말 개발 완료하고 올해 신세계 센텀시티 주차장에 처음 적용했다.

20일 시연을 끝낸 SK텔레콤은 다음달 1일부터 상용화를 시작한다. 소비자들이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관련 앱을 미리 받아둬야 한다.

◆스마트 쇼핑 시대 연다

처음엔 주차장에서 내 차의 위치를 알려주는 정도다. 하지만 이처럼 정교한 위치 확인 시스템은 곧 복합쇼핑몰 등의 매장 정보 제공이나 할인 정보,심지어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쇼핑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차장을 나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층별로 다양한 할인 및 이벤트 정보를 알려주는 식이다. 매장별 사은품 제공 소식이나 신규 제품 정보 등도 상세하게 전달할 수 있다. 모두 기존 GPS 기반으로는 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SK텔레콤은 와이파이 설비를 구축,소비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다양한 안내 서비스를 하기로 했다. 임종태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찾아가고 싶은 매장을 스마트폰에 입력해 길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며 "매장 근처에 도착하면 각종 할인 쿠폰 등이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전달되는 서비스도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신세계 센텀시티를 시작으로 전국의 백화점,대형마트,컨벤션센터 등 큰 주차장을 보유한 대형 건물이나 쇼핑센터에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부산=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