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17일 일본의 대지진 여파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다 장 막판 반등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일부에 전력공급이 가능해졌다는 등 긍정적인 소식들이 들려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에 따라 일본 대지진 이후 전고점(종가기준 2115.69) 대비 10% 이상 떨어진 지수의 반등을 예상, 올 1분기 및 연중 영업실적의 개선이 기대되는 정유, 기계, 인터넷 관련주를 비롯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커진 반도체와 반도체부품 기업들의 주식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중동지역 유가불안, 유럽의 재정위기, 일본의 대지진에 따른 원자력발전 피해 사고 등의 대형 악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1900~1950선을 오가며 바닥을 다졌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악의 리스크 프리미엄과 올해 예상되는 고금리 수준 그리고 사실상 정체된 기업이익을 모두 반영했으나 1900선 초반은 중요한 지지선 역할을 해냈다"며 "이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지수가 내성을 키워 바닥을 다졌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강 팀장은 또 달러대비 엔화의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가파른 엔고 현상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엔화강세는 글로벌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국내 기업들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금의 엔고 현상은 일부에서 주장하는 안전자산의 선호에 따른 강세는 아니다"라며 "피해 복구 등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미리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팀장은 앞으로 그간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상승한 '반사이익' 수혜주 보다는 구조적으로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에너지, 기계, 인터넷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정유주의 경우 '반사이익' 관련주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1분기 및 연간 기준으로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가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반도체 관련주에 투자하는 것도 유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 팀장은 "유럽, 중동, 여기에다 일본 대지진 및 원전 위험이 불거진 지금이 악재의 노출도 측면에서 최악이라는 점과 반대로 4월 이후인 2분기부터 한국이 수출 성수기에 진입한다는 점에서 볼 때 연간으로 올 1분기가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