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조범현 감독은 15일 LG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좀처럼 터지지 않는 타선을 걱정했다.

그는 "2년 연속 팀 타율이 바닥권이었는데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안타가 터져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안타 9개를 치면서 이긴 뒤에도 "타선이 기회는 잘 만드는데 집중력은 여전히 모자란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올해 새롭게 타이거즈 식구로 가세한 이범호(30)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스윙이 다소 커진 점에 대해 우려했지만 이날 이범호가 3타수 2안타에 1타점을 올리며 제 몫을 하자 "자기만의 타격 타이밍이 확실한 선수니 갈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에서 데뷔한 이범호는 지난해 소프트뱅크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와 이날 국내 무대 복귀전을 치렀다.

3번 타자로 나선 이범호는 욕심을 내지 않는 간결한 스윙으로 1회와 6회 안타를 뽑아냈다.

모두 주자가 나간 상태였고 낮게 들어온 공을 정확하게 맞혀서 좌익수 앞 안타를 빚어냈다.

KIA는 이범호가 1회에 낸 1점을 발판으로 삼아 2-0 승리를 일궈냈다.

이범호의 가세가 반가운 것은 무엇보다 KIA의 '약한 고리'였던 3번 타자 고민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KIA는 지난해 크게 약해진 클린업트리오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2009년 홈런(36개), 타점(127개) 2관왕에 올랐던 '거포' 김상현이 왼쪽 무릎 부상 등에 시달리며 타선을 들락날락한 탓에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특히 3번 타자 자리를 놓고 고민을 겪었다.

2009년 한국시리즈 끝내기 주인공인 나지완이 3번 타자 몫을 해 줘야 했으나 지난해 타율 0.215로 부진했다.

김원섭, 안치홍 등이 3번에 투입되기도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상대 투수는 클린업트리오에서 홀로 남은 최희섭만 집중적으로 견제했고 타선의 응집력은 더욱 약해지는 악순환이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이범호가 3번에 고정 배치되면서 KIA는 새로운 클린업트리오가 윤곽을 드러내게 됐다.

최희섭과 김상현에게 붙었던 'CK포'라는 별명에 이범호의 영문 이니셜인 'L'이 더해지면서 이른바 'LCK포'가 완성된 것이다.

'LCK포'는 가벼운 허리 부상을 겪고 있는 최희섭이 가세하면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허리 통증 때문에 일본 전지훈련 도중 귀국한 최희섭은 현재 광주에서 타격 훈련에 임하고 있으며 빠르면 이번 주말부터 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