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진…쓰나미 강타] 작년 이후 지진 48회 발생…"한반도 더 이상 안전지대 아니다"
일본 동북부 지방에서 8.8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고 대형 쓰나미로 피해가 속출하면서 우리나라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열도는 판 구조상 태평양판과 북미판,유라시아판,필리핀판 등 4개 판이 격렬하게 운동하는 경계 부근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예로부터 지진이 빈발해 왔다. 이희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지진 발생지점으로 볼 때 태평양판과 북미판이 충돌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러 판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0㎞가량 떨어진 유라시아판 안쪽에 있어 지진으로부터 어느 정도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며 "일본에서 큰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더라도 지진파가 진행하면서 그 에너지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는 별 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판이 움직이면서 서로 충돌하거나 섭입(판이 밀도차 등으로 다른 판 아래로 파고들어 가는 것)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에너지가 지각으로 전달돼 지진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본 열도와 같은 경계면상에서는 지진이 빈발한다는 것이다.

또 이번과 같은 강진에서는 자연스럽게 쓰나미까지 동반된다. 쓰나미의 발생조건은 규모 6.0 이상의 해저지진과 진원 깊이 60㎞ 이내 수직 단층운동 등으로 알려져 있다. 기상청 지진센터 관계자는 "판구조론상 판의 경계 지점에는 에너지가 집적돼 있는 상태여서 화산과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며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일본 해역도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에 해당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강진에 따른 쓰나미의 여파가 일부 동해안 지역에 닿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1983년 일본 아키다현 외해 규모 7.7의 지진은 울진 삼척 등에 지진해일을 발생시켜 3명의 인명피해와 4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또 1993년 일본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외해에서 동일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삼척 등에 4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냐, 아니냐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마다 갈린다. 한반도 지진환경은 인도-호주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그리고 태평양판과 필리핀판의 섭입으로 인해 동서 방향에서 압축 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판 경계 지진이 아니라 판 내부 지진이기 때문에 재현 주기가 수백~수천 년으로 길어 상대적으로 위험은 덜하다는 진단이다. 한반도가 결코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시각도 많다. 태평양열도 지역보다는 적지만 한반도에서도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반도와 영해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42회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인 규모 3.0 이상은 5회였다. 올 들어서도 6회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제주도 주변 해역에서 세 차례였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이웃나라로서 최선을 다해 피해 복구나 구조 활동을 지원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중앙 119 구조단 76명과 의료팀 40명,외교부 신속대응팀 4명 등 총 120명의 긴급구조대를 비상대기시키고 일본 정부의 요청이 올 경우 곧바로 출동시키기로 했다. 긴급구조대는 군 수송기를 통해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나리타공항이 폐쇄되고 센다이공항이 물에 잠긴 상태여서 구조단이 피해지역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성/홍영식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