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등.가계부채 등 부담요소 남아 있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통제하고 추세적인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오는 1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7일 내놓은 `주간 본드&파이낸스' 보고서에서 김완중 연구위원과 이승훈 연구원은 물가불안 및 양호한 경기여건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올해 들어 정부의 미시적 대응이 물가상승 압력을 근본적으로 차단하지 못했고 역사적 경험에 비춰볼 때 오히려 부작용이 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물가안정을 위해 거시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우려가 커지는 것도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김 위원 등은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공급된 과잉 유동성이 국내 물가불안의 배경에 자리 잡고 있으며 국내 경제성장도 잠재수준을 웃돌고 있어 현재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물가충격에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달 소비자물가가 5%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준금리는 2.75%로 완화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대 인플레율이 유가 상승이라는 공급충격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제유가 상승은 실물경제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고 금리정책으로 공급 측 물가압력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1월 국내 경제지표가 양호한 상승 흐름을 보인 점도 기준금리 인상 요인으로 꼽혔다.

1월 광공업 및 서비스업 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 등 대부분 지표는 전월 및 전년동월 대비 상승세를 지속했다.

특히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1980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 84.8%를 기록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개월 연속 상승했고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경기선행지수도 13개월 만에 반등하면서 양호한 국내경제 여건을 대변했다.

이들은 그러나 대내외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가로막는 요소가 남아 있어 동결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김 위원 등은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유가급등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부적으로는 "저축은행의 구조조정, 가계부채 등의 부담 요인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동결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