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가정보원 육군본부 등의 국가기관과 국민은행 네이버 등 주요 기업 웹사이트 40여곳에 대한 디도스(DDoS · 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그제와 어제 또 발생했다. 정부가 '사이버 위기 주의 경보'를 발령하고 유관기관, 백신업체 등과 협력체제를 구축해 공동대응하면서 다행히 큰 혼란은 없었다. 하지만 일부 금융기관 웹사이트 접속이 수십분 동안 마비되는 등 실제 피해가 발생했고 '좀비PC'도 1만대를 넘은 상황이고 보면 사이버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다지지 않으면 안 될 때다.

디도스 공격이란 해커가 유포한 악성코드에 감염된 좀비PC들이 일시에 특정 사이트에 접속, 사이트를 접속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번의 경우 공격자는 국내 P2P사이트인 쉐어박스를 해킹, 업데이트 파일에 악성코드를 삽입해 유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공격은 2009년 국내 17개 웹사이트가 공략당했던 '7 · 7 디도스 대란' 때와 방식이 유사하다고 하는 만큼 배후에 북한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디도스 공격을 비롯한 사이버 테러는 자칫 잘못 대응할 경우 치명적 피해를 입게 된다. 전산망에 장애가 일어나면 국가기관은 물론 금융회사 등의 기능도 일거에 마비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특히 합동참모본부, 육 · 해 · 공군 본부, 주한 미군 사이트까지 공격대상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고 보면 국가 안보에도 치명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사이버테러에 대해 완벽한 대응태세를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전문인력을 적극 양성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면 예산도 대폭 확대해 범국가적 차원의 위험관리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네티즌들의 보안의식도 한층 강화돼야 한다. 자신의 PC가 좀비 PC로 악용되지 않도록 운영체제의 보안 패치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고, 백신 프로그램의 업데이트와 실시간 검사도 게을리해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