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리비아 제재 시행..국제사회 제재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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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무아마르 카타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가족, 측근 등에 대한 제재를 시행하고 리비아 회사에 대한 제재도 고려하고 있다.
또 영국은 자국내 리비아 국부 펀드의 자산을 동결하고 호주는 카다피의 자금 관리인을 조사하는 등 리비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카다피는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리비아 당국은 시위자를 색출하고 있다.
3일(현지시각)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EU는 이날 리비아와 관련한 제재 리스트를 관보에 게재하고 제재를 시행했다.
EU의 제재 리스트에는 제재 대상의 이름.출생일.출생지.직업 등 인적사항과 제재 이유 등이 적혀 있고 몇몇 인사의 여권 번호도 기재돼 있다.
제재 대상은 카다피를 포함해 카다피의 아들 7명과 딸, 카다피의 부인 사피아 알 바라시, 처남, 테러 혐의를 받는 조카 2명 등 가족과 군 정보국장 압둘라 알 세누시와 부국장 알 바라니 아스칼, 리비아 혁명위원회 오마르 아스칼 등 측근.친정부군 핵심 인물을 포함한 26명이다.
이번 제재는 리비아에 대한 무기판매를 금지한 유엔 결의안에 더해 리비아 국민 탄압에 사용될 수 있는 장비도 팔 수 없도록 했다.
EU는 현재 리비아 회사에 대한 제재도 고려하고 있다.
영국은 런던에 있는 리비아투자청(LIA) 소유의 자산 20억 파운드(32억 달러) 등을 동결했고 동결 자산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영국은 애초 카다피 및 카다피 자녀와 연계된 자산 10억 파운드를 동결했다.
호주는 카다피의 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무스타파 자르티 LIA 부청장에 대해 신문하고 있다고 호주 내무장관이 밝혔다.
호주 언론은 자르티가 호주에서 300억 달러에 달하는 리비아자금을 관리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 독일은 영국과 프랑스에 이어 주 리비아 대사관을 폐쇄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카다피와 아들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위기를 모면하고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심하고 있다고 정권 내부 관계자들과 외교관들은 전했다.
이들은 카다피의 41년 집권에 대한 전례 없는 시위와 국제사회의 퇴진 압력이 카다피와 아들들을 흔들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의 생존을 위한 끔찍한 시나리오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다피의 장기집권에 중추 역할을 해온 혁명위원회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세계는 카다피가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카다피는 여전히 자금, 병참 등의 수단을 갖고 있고 저항에 필요한 인적 자원을 사람들의 상상 이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리비아 당국은 시위자 색출에 나서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거주자들은 친정부 민병대가 거리를 돌면서 시위자들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 남성은 AP통신과의 짧은 대화를 중단하며 "우리가 얘기하는 지금도 곳곳에 스파이들이 있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비아 당국은 알 카에다가 젊은이들의 마음을 바꿔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게 하려고 3천700만 정의 진통제를 밀수하려 했다고 비난하면서 압수한 약 상자를 언론에 공개했다.
카다피는 앞서 반정부 시위자들이 알 카에다에 의해 세뇌됐고 환각제가 들어 있는 우유와 네스카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식량프로그램은 리비아에 식량을 공급하려고 1천t의 밀가루를 실은 배를 리비아 동부 벵가지로 보냈으나 공중 폭격 우려가 있어 배를 몰타로 돌아오게 했다고 밝혔다.
런던정경대학(LSE)의 하워드 데이비스 학장은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 카다피로부터 연구기금을 받아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총장직에서 사임했다.
LSE는 과거 이 대학을 다녔던 사이프 알 이슬람 카다피가 운영하는 재단으로부터 30만 파운드(48만8천61달러)를 받았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