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출신과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의 몸값은 차이가 날까. 차이가 난다면 얼마나 날까. ' 내년 2월 1기 로스쿨생 졸업을 앞두고 법조계에선 로스쿨 출신의 적정 몸값이 줄곧 화젯거리였다.

이런 가운데 대형 로펌인 '바른'이 국내 로펌 중에선 처음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의 절반 정도 봉급에 채용키로 해 주목된다. 바른이 국내 7,8위권 로펌임을 감안하면 향후 시장에 미칠 파장은 적지 않다는 게 다른 로펌들의 반응이다. '변호사 몸값 반값시대'를 점치는 성급한 분석도 나온다.

바른의 강훈 대표 변호사(57 · 사진)는 3일 "자체적으로 로스쿨생 인턴을 고용해본 결과 로스쿨 출신들은 사법연수원생들이 1시간 정도 걸릴 업무를 5시간 걸려 처리했다"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사법연수원생 출신들의 봉급은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되 로스쿨 출신들은 연수원 출신의 50~60%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 500만원 정도가 적정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강 대표는 "2012년부터 로스쿨 출신을 비롯해 변호사가 연간 2500명씩 쏟아져 나오는 만큼 사회적 책무 차원에서 가능한 한 많이 뽑겠지만 인건비에 투입되는 돈이 한정돼 있는 만큼 임금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또 "올해부터 새로 뽑는 변호사들은 과거처럼 모두 파트너 변호사(로펌 지분을 갖는 변호사)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3년 정도 경쟁하다 뒤처지면 로펌을 떠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 방법과 관련해 그는 "사법연수원과는 달리 로스쿨 출신들은 성적 기준이 대학마다 달라 성적 비중(내신)을 줄이고 법학 지식을 묻는 면접 비중을 크게 높일 것"이라며 "사회 경험에 대해서도 가중치를 두겠다"고 말했다.

다른 로펌들에서도 바른처럼 로스쿨생과 사법연수원생 사이의 임금 차별을 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법연수원생과 로스쿨생 간의 실력 차이를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양측의 반발이 우려돼 쉽게 확정짓지 못하는 모습이다. 율촌 관계자는 "로스쿨 출신에게 최대한 일자리를 주기 위해 필요 인원의 2~3배를 뽑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임금 차이가 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화우 관계자는 "바른 정도는 아니더라도 임금 차이를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 대기업 법무팀 관계자는 "로스쿨 도입의 주요 이유가 저렴한 법률 서비스 제공인 만큼 어쨌든 기존에 비해 변호사 몸값이 하락하는 게 로스쿨 취지에도 맞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