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오일셰일 등 '비전통 원유'를 개발하는 에너지업체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27일 CNN머니에 따르면 오일셰일 개발업체인 체서피크에너지의 주가는 올 들어 30% 뛰었으며,지오리소시스와 애브랙사스도 같은 기간 각각 40%와 27% 올랐다. CNN머니는 "유가가 급등하자 투자자들이 오일셰일이나 오일샌드에서 원유를 채취하는 데 특화된 업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올해 에너지업체들 중 이들의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오일셰일은 원유 생산 및 잔해 처리에 비용이 많이 들어 그동안 실용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유가 폭등으로 경제성이 확보되면서 관련 업체들이 대량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페이델 게이트 오펜하이머 유가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75달러를 넘으면 오일셰일의 경제성이 충분히 보장된다"며 "배럴당 90~100달러 선을 유지하면 엄청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지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전통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노스다코타 지역의 바켄 오일셰일에는 48억5000만배럴이 매장돼 있다. 캐나다 앨버타주 오일샌드의 매장량은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많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2008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에너지 업체들이 이들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기술개발과 생산에 투자했다. 이에 따라 바켄 오일셰일은 하루 생산량이 4년 전 9만3000배럴에서 현재 35만배럴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리비아 등 중동의 정정불안으로 북미지역에서 오일샌드와 오일셰일 개발이 더 공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론 네스 노스다코타 원유협회 회장은 "생산량 확대로 비전통 원유 업계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며 "유가가 낮을 때는 외부에서 원유를 조달했지만 유가가 오르면 미국 내 개발이 대폭 늘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 컨설팅업체 우드매킨지는 미국의 셰일유 생산량이 현재 하루 50만배럴에서 5년 후 150만배럴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 오일셰일ㆍ오일샌드

oil shaleㆍoil sand.원유를 함유한 퇴적암(셰일)과 모래(샌드)를 말한다. 매장 원유와 달리 별도의 추출ㆍ정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생산단가가 비싸고 잔해 처리에 비용이 많이 들어 폭넓게 실용화되지는 않았다. 최근 기술 발달과 원유 가격 폭등으로 개발이 늘고 있다. 오일셰일에는 평균 10%의 원유가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