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친정부와 반정부 세력 간 국지전이 벌어지는 등 리비아 시위 사태가 사실상 내전으로 번지고 있다.

알 자지라 방송은 24일(현지 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서쪽 50km 떨어진 자위야 지역에서 반정부 세력과 보안군 사이에총격전이 벌어져 약 1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자위야는 정유시설과 석유 수출시설이 있는 지중해 연안 도시다.현재 반정부 시위대에 의해 장악됐고 트리폴리와 가까워 반정부 세력의 수도 진격 거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전날 TV연설을 통해 반정부 시위대에게 이 곳을 떠나지 않으면 대량 학살이 발생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알 자지라 방송은 한 목격자의 말을 인용,친위 병력이 미사일로 자위야에 있는 이슬람사원의 첨탑을 포격한데 이어 트리폴리의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하는 농성을 벌이던 주민들을 자동 화기로 공격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전했다.

현재 반정부 세력은 트리폴리에서 200㎞ 떨어진 미수라타 지역도 수중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카다피 친위 병력은 반정부 무장조직을 공격해 여러명을 사살했다고 지역 주민들이 전했다.카다피 친위부대가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미수라타의 공군기지를 공격해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정부 세력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벵가지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생포한 아프리카 용병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반정부 세력은 25일 트리폴리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친위 병력과 대형 유혈 사태가 예상된다.카다피 친위 병력이 시위대 방어차 수도 트리폴리에 집결하면서 양측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날 카다피는 이번 사태의 배후가 알 카에다라고 비난하며 시위대를 ‘마약에 취한 철부지들’로 지목하는 등 무력 진압을 정당화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