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이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해적 급습 등을 계기로 몸값을 노리고 납치한 인질도 거칠게 대하는 등 '반격'에 나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해군은 22일 아라비아해 인근 해역에서 요트를 탄 자국인 4명을 지난주에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을 추적하다 급습했다.

미 중부군 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해적이 미 해군함정을 향해 로켓추진 수류탄을 발사하고 요트 안에서 총성이 들림에 따라 요트를 급습했으나 미국인 인질 4명이 모두 숨졌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미 해군과 해적간 교전으로 해적 2명이 숨지고 13명이 체포됐다.

앞서 다른 나라 해군들도 최근 인질을 잡고 있던 소말리아 해적을 잇따라 급습했다.

영국 해군은 지난 10일 소말리아 해적이 탄 선박을 기습 공격, 3개월여간 억류돼 있던 예멘 선원 5명을 구출했다.

지난달 20일엔 말레이시아 해군이 아덴만 해역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자국의 화학제품 운반선 '붕가로렐'을 소말리아 해적이 납치하려 하자 총격전 끝에 해적 7명을 생포했다.

같은달 15일엔 한국 해군이 소말리아 해안에서 430마일 떨어진 해역에서 한국인 7명을 비롯한 선원 21명이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돼 있던 삼호주얼리호를 급습해 해적 8명을 사살하고 선원 전원을 구출해냈다.

이러한 해적에 대한 각국의 '과감한' 급습과 붙잡은 해적에 대한 중형선고 등에 따라 해적이 인질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등 공세적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은 23일 전했다.

해적들은 최근까지는 몸값을 받아내려고 붙잡은 인질들을 나름대로 보살펴줘 인질 목숨이 중대한 위험에 처한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해군의 작전 이후 소말리아에 있는 한 해적 무리의 우두머리인 압둘라히 모하무드 압둘레는 현지언론 매체에 몸값을 받기 위해 억류해온 또 다른 한국인 선원들(금미호 선원 지칭)을 보복차원에서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또 미 해군의 22일 작전 이후 '무세 압디'라고 자칭한 한 해적은 AP통신과 한 전화통화에서 인질살해는 "이제 우리 규칙의 일부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 법원이 2009년 자국 화물선 머스크 앨라배마호 납치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된 한 해적에게 지난주 징역 33년형을 선고한 사실이 해적들에게는 인질을 대하는 방법을 바꾸는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고 거론했다.

해적의 한 소식통은 BBC에 미 해군이 해적 2명을 먼저 쐈기 때문에 해적들이 보복으로 인질들을 사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엔은 수감 중인 젊은 해적들을 면접한 결과 해적들이 바다에서 점점 더 절망적인 태도를 가져 결국 폭력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버스터 하우즈 유럽연합(EU) 연합함대(NAVFOR) 준장도 소말리아 해적들이 피랍 선원들을 거꾸로 매달아 바닷물에 집어넣어 끌고 다니거나 냉동고에 가두거나 때리기도 한다고 최근에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