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2010년 브랜드가치 조사 기관인 인터브랜드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삼성은 전년 대비 11.3%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195억달러로 19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메모리 가격 회복에 따른 이익 증가,TV · 휴대폰 등 주력 제품을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TV분야의 제품 혁신을 통한 리더십 제고 등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다.

그러나 애플은 2009년보다 37% 증가하며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앞질렀다. '아이폰' 하나로 반도체 · LCD · 휴대전화를 총망라한 종합그룹의 브랜드 가치를 넘어선 것이다.

브랜드의 힘은 이렇다. 이제 기업 성공의 핵심은 긍정적이며 강렬하고 차별화된 브랜드의 구축에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일일이 보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통해 이해하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는 기업에 있어 절대적 자산이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회사 상품의 시장 진출 초기 비용을 절감시키는 등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국가의 이미지 제고에도 영향을 미쳐 수출전선에도 큰 힘이 된다. 일본이 그 예다. '질 좋은 상품','믿음이 가는 상품'을 만든다는 일본의 이미지는 소니와 도요타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비해 아직까지 우리 기업은 파워 브랜드 구축 노력에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다. 한국 기업이 자사 브랜드로 수출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나 상표를 달지 않고 수출하는 방식을 택한다. 단기적인 이익 추구 탓이다. 이 때문에 해외영업망 구축이나 해외시장에서의 독자적인 홍보는 부실할 수밖에 없으며 자기 시장은 확보하지 못한 채 구매자의 의사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우리는 '강력한 브랜드'로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 지구촌이 하나의 상권으로 통합되면서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경영 전략이다.

우리 기업은 최근 들어 그 동안 확보한 가격 경쟁력과 상품의 질을 바탕으로 상품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얻고 있다. 이제 그 다음 단계,고유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자기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우선,브랜드는 제품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얼마나 충족시켜주느냐에 따라 그 영향력이 달라진다. 이미 기업 가치나 자산의 측면에서 기업이 가진 부동산이나 생산시설 · 인력보다 브랜드 그 자체의 가치를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세상이 됐다. 상품의 가치와 질에서 자신 있다면 오늘날 세계가 원하는 친환경적이며,똑똑하고,건강한 이미지의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브랜드는 그 가치만으로도 훨씬 높은 가격을 매길 수 있고 부가가치도 많이 남길 수 있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트위터,블로그,유투브 등의 다양한 소셜 미디어의 확산은 소비자 집단을 정보의 습득,형성,확산 측면에서 크게 향상시켰다. 이제 소비자는 정보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을 둘러싼 정보 이해 관계자로 급부상하며 기업이나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기업이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가기 위해서는 소셜 미디어가 야기하는 사회와 소비자 측면의 변화를 깊이 이해하고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로 기업을 포장하여 소비자에게 나아가야 한다.

두 번째로 기업명과 상품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하여 브랜드화하고 기업의 얼굴이자 대표가치로 삼아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

삼성이 생산하는 휴대전화,TV,LCD 등의 모든 상품에는 다 삼성브랜드가 붙고 LG가 생산한 모든 상품에는 LG의 브랜드가 부착돼 팔려야 한다. 또한 회사명이나 상품명은 물론이고 로고나 심볼 마크 등도 하나의 통합 이미지 개념에 따라 단 하나의 브랜드 모양으로 통일하여 사용하여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비단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국내 시계 브랜드 '로만손'은 이미 검증된 품질 위에 현지 인기 TV 프로그램을 통한 간접광고,브랜드 컨셉트에 맞는 유명인 광고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채택,파워 브랜드로서 거듭나고 있다. 만약 처음부터 브랜드를 내걸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로만손이란 브랜드 파워는 없었을 것이다.

악기 브랜드 영창 또한 세계 최대 음악 산업 박람회에 참가,링컨 센터에 피아노를 들여놓으면서 세계 속에서 '영창'이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악기시장에서 독자적인 시장을 개척해 가고 있다.

브랜드는 기업이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확실한 무기다. 국내의 고유 브랜드들이 그 명성을 쌓아갈수록 우리 기업은 긍정적인 이미지로 세계 속에서 시장을 확보해갈 것임은 물론 국가나 기업,상품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그 기여도는 막대할 것이다.

정부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매출액이 많다거나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보다는 자기 브랜드로 기업 활동을 하고 자기 브랜드로 수출하여 시장을 개척해 가는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수출성장성이 높은 중소기업의 글로벌 브랜드 개발 및 해외진출 전략컨설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브랜드가 성장해 세계 브랜드로 자리 잡을 때 한국경제의 세계화는 물론 품격 있고 내실 있는 경제대국으로의 위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