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 "벤츠 두 대만 만들어라"
"1년에 '벤츠' 두 대만 만들어라."

한상대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52 · 사진)이 최근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3차장 산하 부장검사들에게 이런 지시를 내렸다. 특수수사는 권력형 비리를 검찰 자체적으로 인지해 파헤치는 것.

한 지검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밝힌 '특수수사 위기론'과 연결된다. 그는 당시 특수수사와 관련,"사람 중심의 수사,보물찾기식 수사는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 정보 수집부터 내사,조사에 이르기까지 분석적 · 과학적인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한화그룹,C&그룹 수사,한명숙 전 총리 수사 등에서 '별건수사''타깃수사' 논란 등이 불거진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지검의 한 관계자는 "여기저기 이잡듯 잡다한 수사를 하지 말고 특정 테마를 정해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벤츠' 같은 작품을 1년에 두 건만 내라는 뜻"이라며 "앞으로 자전거 100대를 만들어 봐야 벤츠 한 대만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수1 · 2 · 3부,첨단범죄수사1 · 2부,금융조세조사1 · 2 · 3부,강력부 등 3차장 산하 9개 부는 최근 특정 테마에만 집중한 올해 수사계획을 한 지검장에 보고했다. 실제 3차장 산하의 한 부서는 최근 정부 산하 모 기관장의 비리 혐의에 대한 제보를 받았으나 보고에 올린 수사테마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형사부서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검장은 또 지난 17일 형사부 부장검사들을 대상으로 한 수사 절차 개선회의를 주재해 고소 · 고발 사건 관련자를 무조건 소환,조서를 작성하는 기존의 조사 방식을 바꾸도록 지시했다. 형사부는 사건이 접수되면 먼저 진술서나 소명자료 등을 받아 사전 검토한 다음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관련 사안을 물어보는 방식으로 쟁점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어 필요하면 관련자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