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에서 상위층과 중산층 간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전문지 CNN머니는 17일 미 연방국세청(IRS) 자료를 인용,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할 경우 미국 납세자들의 1인당 평균 소득은 1988년 3만3400달러(3724만원)에서 2008년 3만3000달러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반면 최상위 1% 계층의 소득은 38만달러(4억2300만원)에 달해 최근 20년 동안 33% 증가했다.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중산층의 소득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하위 계층으로 추락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배경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미 노동조합의 힘이 예전보다 크게 약화된 점을 꼽았다.빌 로저스 럿거스대학 경제학 교수는 “노동조합은 단체교섭을 통해 전통적으로 비노조원들에 비해 15~20% 많이 받았다” 면서 “그러나 최근 20여년 동안 노조원들이 임금 협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으면서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임금이 정체됐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화가 개발도상국을 빈곤에서 구했으나 미국의 중산층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도 소득 격차 확대 원인으로 꼽혔다.저임금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시설 이전하면서 임금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산층들이 경제 기반을 잃고 있는 반면 최상위층은 반대로 많은 돈을 벌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예를 들어 세계화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뺏아간 반면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겐 비용 감소와 이윤을 늘릴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것이다.

월가의 앨런 존슨 컨설턴트는 “글로벌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금융서비스와 정보기술(IT),미디어 등 분야에서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큰 돈을 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의 성장도 부유층이 더 큰 돈을 모을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70년 이후 지난 30년 간 1300%나 상승했다.이는 미국 경제가 크게 성장했음을 시사하지만 혜택은 불균형적으로 부유층에게만 돌아갔음을 의미한다.

CNN머니는 미국의 실업률이 여전히 높고 부동산 시장은 회복되지 않아 중산층은 여전히 대공황 속에 있다고 지적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