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한번 상처 입은 국내 증시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시황을 전망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쉽사리 판단하기 쉽지 않아 16일도 주가가 보합권을 맴돌 가능성이 크다.코스피지수가 2000-2040선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4.07포인트 하락한 2010.52로 마감했다.전날 순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이 다시 486억원어치를 내다팔며 방향을 전환한데다 오전까지 주식을 사들이던 기관투자가들도 오후부터 매도에 나서 302억원을 매도했다.개인만 694억원을 순매수해 2010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지수 자체로 별다른 변동성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물론 대내외적으로도 별다른 뉴스가 없는 상황이다.15일에는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됐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시장 전망치를 밑돈데 비해 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상승폭이 커 시장에 상반된 신호를 줬다.특히 소비자물가지수와 관련,중국 정부가 식료품의 편입 비중을 의도적으로 줄여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나와 시장 흐름을 바꾸는데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임박한 호재나 악재가 없는 가운데 주가 향방은 아시아 지역의 인플레이션 수준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실제로 외국인들은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시간인 오전 11시 전까지 900억원 이상에 달했던 순매도세가 이후 차츰 약해져 오후에 200억원대까지 줄어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인플레 우려가 일시적인 것인 만큼 조만간 증시가 대세 상승 국면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최근 인플레이션은 식품 공급 등의 감소에 따른 비용 상승에 기인한 것” 이라며 “북반구가 겨울에 접어든 계절적 특성의 영향을 받고 있어 조만간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외환위기 이전과 비교하면 인플레 수준이 낮다” 며 “아시아 각국이 성장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물가통제에 나서고 있어 주가에 추가적인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중장기적으로 증시 상승을 염두에 두되 단기적으론 박스권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가격 부담은 줄었지만 대외 변동성이 상존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 2040을 상단으로 등락이 거듭될 수 있다” 며 “장기적으론 주도주를 중심으로 보유하면서 시장 등락에 따라 저가 매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