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프로골프투어로부터 징계를 받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우즈는 지난 1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최종 라운드 경기 도중 12번 홀 그린에 침을 뱉어 벌금을 물게 됐다.

이에 대해 우즈는 트위터를 통해 "유럽프로골프투어의 결정이 맞다"며 "(침을 뱉은 행위는) 사려 깊지 못했다.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또 한 번 '황제'의 체면을 구긴 것이다.

2009년 11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자택 인근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냈던 우즈는 이후 여성 편력 등 사생활이 낱낱이 까발려지는 바람에 그해 12월 골프 무기한 중단을 선언했고 작년 2월에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깊이 반성한다"고 사죄해야 했다.

이번에 침을 뱉은 행위에 대한 사과는 지난해 2월의 사죄보다는 가벼운 수준이기는 하지만 2009년 11월 호주 마스터스 우승 이후 우즈는 우승컵을 치켜들고 환호하기보다 연달아 팬들에게 고개만 숙이는 모양새가 됐다.

사실 우즈는 전성기 때도 빼어난 기량에 비해 경기 매너는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다.

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거나 클럽을 집어던지는 행태를 자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깊은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와중에 침을 뱉었다고 벌금까지 물게 되면서 '황제'의 위용이 더 초라해 보이게 됐다.

벌금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AP통신은 "비교적 가벼운 사안으로 분류돼 400달러에서 1만6천 달러 사이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즈는 이 대회 3라운드까지 선두에 불과 1타 뒤져 있었으나 4라운드에서 3타를 잃어 결국 우승을 차지한 알바로 키로스(스페인)에 7타 뒤지면서 공동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근 출전한 17개 대회에서 우승이 한 번도 없다.

이는 우즈가 1996년 프로로 전향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