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당한 경로로 남미 수출..마약조직에 들어간 이유는 몰라"

멕시코 마약조직의 근거지 등에서 한국산 수류탄이 발견돼 현지 미국 영사관이 국무부에 한국 정부를 통해 유출 경위 등을 파악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전문을 통해 14일 확인됐다.

멕시코 몬테레이 주재 미 영사관은 지난 2009년 3월 국무부에 보낸 비밀 전문에서 멕시코 사법당국과 군이 마약조직 근거지 등에서 다수의 한국산 무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전문에 언급된 한국산 무기는 K400 세열수류탄 9개, K402 세열수류탄 2개, K75 세열수류탄 2개 등이다.

멕시코 당국은 2008년 10월 11일 몬테레이 교외 과달루페에 있는 마약창고 급습 당시 인근에 버려진 차량에서 2개의 K400 수류탄을 회수했고, 멕시코군은 2009년 1월 7일 두랑고에서 K400 수류탄 1개를 찾아냈다.

같은 해 1월 31일에는 3명의 괴한이 K75 수류탄 3발을 멕시코 국경과 인접한 미국 텍사스주 파르 인근의 한 나이트클럽에 투척하기도 했으나 다행히 터지지는 않았다고 영사관은 전했다.

이날 공격은 당시 클럽 안에 있던 비번 미국 경찰 3명을 노렸을 것으로 영사관 측은 분석했다.

영사관측은 국무부가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신중하게 한국 정부에 출처와 재고 분실 가능성 등을 파악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전문에는 파악을 요청한 수류탄들의 제조번호(lot number)가 자세히 기록돼 있다.

멕시코 당국에 발견된 무기의 제조사인 한화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남미에서는 칠레와 온두라스 등에 무기를 수출한 바 있다.

우리는 정당한 경로로 수출하지만, 이것이 어떤 경로로 마약상에게 흘러들어 갔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가 멕시코 마약상에게 무기나 파는 회사로 오인될 것이 우려스럽다.

이번 일로 우리가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