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지난 8일 특별위원회를 통해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된 가운데,신한금융그룹 노조협의회가 10일 성명서를 발표했다.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본인이 지원하는 후보를 회장에 선출되게 하려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첫째로 “차기 그룹회장 선임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노조는 특위 위원을 비롯한 이해 당사자가 공정성 논란과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위 위원이자 라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류시열 회장 대행이 최근 일부 계열사 사장단과의 회의에서 “내부 출신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좋을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른 것이다.여기에서 내부 출신 인사는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을 의미한다.한 전 부회장은 라 전 회장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류 대행은 그러나 “그같은 언급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노조는 둘째로 “차기 그룹 회장은 출신을 막론하고 금융인으로서의 자질과 역량,미래지향적인 비전,조직통합적 친화력 등의 덕목을 두루 갖춘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고 했다.이 항목에서 방점은 ‘출신을 막론하고’에 찍혀 있다.‘반(反) 라응찬’ 진영의 유력 후보인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장을 외부 인사로,한 전 부회장을 내부 인사로 대비시켜 내외부 출신간 대결 구도로 몰고 가려는 라 전 회장의 의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이다.노조는 이어 “그룹 회장직을 단지 자신과 지지세력의 사적인 이익과 영달을 위해 이용하려는 생각을 가진 인사는 절대로 회장 자격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마지막으로 “‘신한사태’를 일으킨 장본인들은 현재 유지하고 있는 지주회사 등기이사직에서 즉각 물러날 것을 재차 강력 촉구한다”고 썼다.라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 이른바 ‘빅3’를 모두 의미한 말이지만,사실상 2년의 등기이사 잔여임기를 유지하려는 라 전 회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노조는 “전직 최고 경영진들이 여전히 자신의 보신과 세력유지를 도모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며 “등기이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조만간 신노협 차원에서 물리적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