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 등 선진국들을 지나치게 의식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IMF 내부 감사보고서를 인용,“IMF 이코노미스트들이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에 대한 일종의 ‘두려움(in awe)’을 갖고 있었던 것이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원인”이라고 10일 보도했다.이번 감사보고서는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2004년부터 2007년까지 IMF 활동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는 “이코노미스트들이 IMF 대주주인 선진국들의 경제 시스템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는 등 도전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했다” 며 “이 때문에 금융위기 징후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IMF에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들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얘기다.특히 “IMF 직원들은 종종 미국 금융시장을 대변하는 옹호자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또 “이 같은 결과는 IMF가 처한 정치적인 입장에서 비롯됐다” 며 “(일부 선진국 지분이 높은) IMF의 지배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똑같은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IMF가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다” 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