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스페인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유전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한 '맞춤아기(designer baby)'가 태어났다.

프랑스 르몽드는 7일 "파리 근교 클라마르시 앙투안베클레르 병원에서 지난달 26일 맞춤아기가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수술을 집도한 르네 프리드망 교수는 "3.56㎏의 남자 아기는 매우 건강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태어난 아기는 형과 누나가 앓고 있는 지중해 빈혈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중해 빈혈은 유전자 결함으로 적혈구에 산소를 공급하는 헤모글로빈의 핵심 성분인 베타글로빈(beta-globin)이 결핍돼 발생한다. 의료진은 신생아의 줄기세포 등을 형제의 질병 치료에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2000년 미국 콜로라도주 잉글우드에선 선천성 골수 결핍증 치료를 위해 세계 최초로 맞춤아기가 태어났다. 이후 벨기에 스페인 등에서도 치료 목적으로 맞춤아기가 잇따라 나왔다.

앞으로 관련 의술이 보편화될 경우 부모가 원하는 성별,외모 등을 가진 아기만 선별적으로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국내에서는 2009년 보건복지가족부가 배아와 태아 대상 유전자검사 허용 범위를 63종에서 139종으로 확대하면서 맞춤아기 연구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김동욱/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 맞춤아기

designer baby.유전병 치료를 염두에 두고 인위적으로 선택해 낳은 아기.치료가 필요한 유전성 질환 환자에게 적합한 유전자를 지녔다. 인공수정된 배아 가운데서 질병 유전자가 없고 특정한 유전 형질을 지닌 배아만 골라,정상적인 아기로 성장시켜 출산에 이르도록 한다.